이스라엘, 전시 재정 부담속 4년만에 기준금리 인하…4.75→4.5%(종합)
중앙은행 "올해 정부 전쟁비용 75조원 예상…지출 줄여야"
이스라엘군 "예비군 등 가자 일부 병력 철수로 경제 부담 줄어들 것"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박진형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석 달 가까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약 4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1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75%에서 4.50%로 0.25%포인트 내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4월 이후 거의 4년 만이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 기간 0.10%로 기준금리를 유지하다 2022년 4월부터 10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중앙은행은 4.75% 수준의 금리를 4차례 동결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중앙은행이 전쟁으로 타격받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통화정책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연간 물가상승률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관리 목표치(1∼3%)에 수렴하고 있는 상황도 금리 인하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전쟁은 실질적인 경제 활동은 물론 금융시장에도 막대한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며 "예상되는 전쟁의 결과·지속 기간과 관련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이는 순차적으로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이 석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이스라엘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이스라엘군은 앞으로 몇 주 안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5개 여단, 수천 명의 병력이 철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쟁 발발 이후 약 석 달간 소집됐던 예비군 병력이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군도 성명에서 "이번 결정으로 경제의 부담이 상당히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미르 야론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 발표 이후 올해 전쟁에 따른 정부 지출이 2천100억 셰켈(약 75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정부에 공공지출을 신속히 억제하도록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야론 총재는 전쟁 비용과 관련해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시장이 나쁘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시장에서 이스라엘 정부의 신뢰성은 올해 예산을 확실하게 조정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출을 삭감하고 불필요한 부처를 없애며 전쟁에 따른 지출 수요를 고려해 세입을 늘리는 등 예산을 조정하기 위해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장래에 경제가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야론 총재는 경제가 전쟁에 따른 최초 충격에서 회복하기 시작했지만, 이 과정이 특히 관광업 등에서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경제성장률은 올해 2%에서 내년 5%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물가상승률은 작년 11월 현재 3.3%에서 올해 말 2.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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