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 북부 병원 일부 운영 재개…수용 환자 늘려"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 속에 사실상 기능을 잃은 가자지구 북부 병원들이 국제기구의 지원에 힘입어 일부 운영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알헬루 국제병원과 페이션츠 프렌즈 자선병원 등 가자지구 북부 병원 일부가 전날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가자 북부에는 알아흘리 아랍 병원과 알시파, 알아우다, 알사하바 등 4곳만이 부분적으로 가동되고 있었는데 병원이 추가된 것이다.
OCHA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가자지구 보건부와 협력해가자 북부 의료 시설의 서비스 재개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 결과 환자 수용 인원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 북부의 병원은 무력 충돌이 발생한 지난 10월 7일 이후 공습이 잇따르자 대부분 폐쇄됐다.
가자 북부의 주요 병원들이 하마스의 작전 지휘소로 사용된다는 의혹 속에 이스라엘군이 병원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거나 의료진을 체포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가자 북부의 의료 여건이 극도로 악화하자 WHO는 지난 21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수술 등 온전한 의료 기능을 제공하는 병원은 이제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가자 북부의 의료 기능 복원을 위해 인력을 지원하고 수술용품을 비롯한 의료품을 직접 전달했다.
이와 별도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지난 29일 어린이 예방접종용 백신 60만개를 가자지구에 들여보냈다. 백신접종 시기를 놓친 5세 미만 영유아 29만2천여명에게 접종할 물량이다.
가자 북부 병원이 조금씩 운영을 재개하고 있지만 의료진과 의료용품은 여전히 부족해 병원 가동 능력은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다고 유엔 측은 지적했다.
OCHA는 "전문 외과의사와 신경외과 의사, 중환자실 의료진이 부족하고 마취제와 항생제, 진통제 등 의료용품도 필요하다"며 "병원이 얼마나 기능을 발휘할지는 의료물품 및 인력 공급량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자 북부보다는 상대적으로 의료 여건이 낫다고 평가되는 남부 지역도 병원 과밀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OCHA는 "가자 남부에는 9개의 병원이 가동 중인데 수용 인원 3배 수준의 환자를 받고 있다"면서 "가자 남부의 병원도 기본적인 의료용품과 연료가 심각하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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