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 초대형약국 개소…"유통되는 모든 의약품 확보"
48시간 내 전국 배송 목표…'의약품 부족' 해결 여부 관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최근 의약품 부족 사태로 시민들의 원성을 산 멕시코 정부가 중앙 집중식으로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한 초대형 약국을 29일(현지시간) 개소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50㎞ 정도 떨어진 멕시코주 우에우에토카에 자리 잡은 이 창고형 약국은 바닥면적 5천500㎡ 규모로, 안에는 멕시코에서 유통되는 모든 의약품이 보관될 예정이다.
전체 부지 면적은 42만㎡에 달한다고 현지 일간지인 라호르나다는 보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큰 약국일 것"이라며 "의사 처방전을 가진 환자가 전화로 절차를 밟아 약품 배송을 요청하면 48시간 안에 전국 어디에서든 (약을) 받을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의약품 배송 업무는 군 또는 국영 제약회사에서 나눠 맡게 될 예정이다.
멕시코 정부는 최근 수년 새 사회 문제로 지적된 의약품 부족을 심각한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2∼3년 전엔 항암제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어쩔 수 없이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소아암 환자의 부모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마취과 의사들이 일상적인 시술을 위해 진정제 약품 병을 직접 들고 다니며 여러 번 투여하는 모습도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약제 오염에 따른 사망 사례도 여러 건 발생했다.
레포르마와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매체는 2018년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부패 청산을 위해 의약품 조달체계를 바꾸는 등 공공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멕시코 식품의약품안전처 역할을 하는 '코페프리스'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취임 전부터 신약 승인을 위한 뇌물을 공공연히 요구하는 문제 등으로 시민사회단체의 강한 반발을 샀다.
세계보건기구(WHO) 호세 모야 박사는 "중앙집중식 의료 창고가 멕시코 의약품 부족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관건은 좋은 물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며 "체계적인 조직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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