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콜로라도 이어 메인주에서도 대선 경선 자격 박탈
메인주 국무장관 "1·6 의회폭동 가담, 자격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콜로라도주에 이어 메인주에서도 2024년 대선 출사표를 던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
AP, 로이터 통신과 CNN,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인주 최고 선거관리자인 셰나 벨로즈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서면 결정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6 의회 폭동에 가담했다는 점을 이유로 출마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벨로즈 장관은 34쪽에 이르는 결정문에서 "나는 어떠한 국무장관도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근거해 대통령 후보의 투표 접근권을 박탈한 점이 없다는 것을 유념하고 있다"며 "그러나 또한 과거 어느 대통령 후보도 반란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직 피선거권을 박탈한 데 이어 나온 두 번째 결정이다.
근거는 콜로라도주 대법원과 마찬가지로 수정헌법 14조 3항이다. 14조 3항은 헌법을 지지하라고 맹세했던 공직자가 반란에 가담할 경우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벨로즈 장관은 수정헌법 14조 3항을 준수하고,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콜로라도주의 판결이 연방대법원에 항소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연방대법원에서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행동해야 할 나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주 대법원이 주체가 됐던 콜로라도주와 달리 민주당 소속 공직자 개인이 내린 것이다.
메인주 법에 따르면 선거 후보자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면 국무장관이 후보 자격의 적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메인주 전직 의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벨로즈 장관은 이달 이에 관한 행정 청문회를 주재한 뒤 이번 결정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하며 항소 뜻을 밝혔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벨로즈 장관을 '악성 좌파', '바이든 지지 민주당원'이라 부르며 "실수하지 마시길. 이러한 당파적인 선거 개입 노력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적대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이달 27일 미시간주 대법원은 주 정부가 수정헌법 14조 3항을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참여를 제한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있는가를 두고 주마다 다른 판결을 내놓으면서 연방대법원이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