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가이아나 긴장고조…영국 군함 파견에 베네수엘라 맞불훈련

입력 2023-12-29 08:45
수정 2023-12-29 08:47
남미 가이아나 긴장고조…영국 군함 파견에 베네수엘라 맞불훈련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의 영토분쟁에 따른 긴장이 무력시위와 함께 한층 고조됐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영국이 가이아나 근해에 군함을 보낸 데 맞서 5천600여명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지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평화와 우리 주권에 대한 영국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한 방어 성격의 합동훈련"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TV에는 전투기, 군함, 경비정이 참여하는 군사훈련 장면이 방영됐다.

남미에서 국경을 맞댄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 국토 3분의 2에 달하는 에세퀴보를 놓고 분쟁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가 실효 지배하는 에세퀴보 근해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자 최근 10여년간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에세퀴보를 자국에 합병한다며 이달 초 국민투표를 시행해 95.9% 찬성을 끌어낸 뒤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무력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영국은 옛 식민지 가이아나에 경비함 HMS 트렌트를 보낸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영국은 이번 영토분쟁과 관련해 가이아나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해왔다.

AFP통신은 이 군함이 29일 도착해 방어훈련을 위해 영해에 일주일 이내로 머물 것이라고 가이아나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의 영토분쟁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가이아나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영국의 이번 군함 파견이 가이아나와의 합의의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는 이달 에세퀴보 영토분쟁에서 무력 사용과 긴장 고조를 피한다는 데 합의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가이아나에 군함을 보낸 영국을 '타락하고 부패한 옛 제국'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의 민족이지만 전사이기도 하다"며 "이번 위협은 그 어떤 주권국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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