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테크들, AI스타트업 투자 '큰손'…벤처자본보다 많이 써
"올해 AI스타트업 확보자금의 3분의 2, 빅테크 3곳서 나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붐 이후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이 관련 분야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벤처자본(VC)보다 올해 더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AI 스타트업들이 확보한 자금 270억 달러(약 34조8천억원) 가운데 3분의 2는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 등 3곳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고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시티AM이 전했다.
벤처자본의 투자는 2021년 고점을 찍고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빅테크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AI 스타트업에 대한 전체적인 투자 규모는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110억 달러(약 14조2천억원)보다 급증한 상태다.
MS는 올해 1월 100억 달러(약 12조9천억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140억 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는 8월에 2억3천500만 달러(약 3천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여기에는 알파벳·아마존을 비롯해 엔비디아·AMD·인텔·IBM·퀄컴·세일즈포스 등이 대거 참여했다.
또 알파벳과 아마존은 오픈AI의 경쟁자로 꼽히는 앤스로픽에 각각 최대 20억달러(2조6천억원), 40억달러(5조2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통적으로 스타트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벤처자본들이 고금리 등에 직면해 투자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지만, 빅테크들은 강력한 자금력을 앞세워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우위 확보에 나선 상태다.
게다가 빅테크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빠르게 올라갔고, 기업공개(IPO) 가뭄과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 하락 등으로 벤처자본의 투자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각국 규제당국은 빅테크와 AI 스타트업 간 제휴 흐름에 대해 주시하고 있으며, MS와 오픈AI 간 제휴는 영국·미국 당국의 조사에 직면한 상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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