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당 후보, 2위에 3.3%p 앞서"…'미·중 대리전' 뚜렷
대선 2주 앞두고 '하나의 중국·92합의' 막판 쟁점 부상…친미·친중 선택 양상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선거(대선)를 2주가량 앞두고 독립 성향 집권당 후보가 친중 제1야당 후보를 3.3%포인트(p) 앞선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미·중 대리전 양상이 뚜렷해 주목된다.
28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ET투데이 뉴스클라우드'가 지난 25∼26일 20세 이상 성인 1천6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38.1%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34.8%)에 앞섰다.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19.2%로 1·2위 후보와 격차가 컸다.
ET투데이 뉴스클라우드는 직전 조사에서 1·2위 간 격차가 1.4%p였으나, 이번에 3.3%p로 더 벌어진 점이 눈에 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가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대만 독립·친미 성향의 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는 전날 방송된 연설을 통해 "공산당을 수용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한다는 입장인 국민당이 집권하면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라이 후보는 중국 본토에서 공산당 토벌에 나섰다가 패한 뒤 대만에서 반공 국가를 세웠던 국민당의 변절로 대만에 정체성 분열이 야기됐고 국가 통합이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친중 세력인 국민당은 1992년 반관반민 성격의 중국해협양안관계협회(이하 해협회)와 대만해협교류기금회(이하 해기회)가 합의한 92합의를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게 골자다.
중국은 특히 2016년과 2020년 두차례 당선된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이 독립 성향을 보이자, 각종 경제적 제재와 대만해협 안보 위기 고조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 수용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차이 총통에 이어 후계자인 라이 후보 역시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라이 후보는 "국민당이 전쟁과 평화'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식으로 대만 유권자에게 겁을 주고 있다"며 각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국민당의 허우유이 총통 후보는 대만 독립 시도는 중국의 무력 사용을 부를 것이라는 경고로 맞선다.
앞서 지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탄생 130주년 기념일을 맞아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대세, 대의, 민심의 방향"이라며 "조국은 반드시 통일돼야 하고 필연적으로 통일돼야 한다"고 역설해 관심을 끌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당의 계획을 견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를 견지하며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며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어떤 사람, 어떤 방식도 단호히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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