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해피 엔딩' 분위기…9주째 상승 도전에 '거품' 우려도

입력 2023-12-28 11:20
미 증시 '해피 엔딩' 분위기…9주째 상승 도전에 '거품' 우려도

다우지수, 이달 6번째 사상 최고치…S&P 500, 최고치 근접

10배, 20배 급등 종목도…일부서 금리인하 지연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다우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미국 뉴욕 증시는 올해 큰 폭의 상승으로 마무리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는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이 증시를 이끌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생명공학과 암호화폐 관련 일부 주식은 더 성과가 좋았다. 또 일부는 약 20배나 치솟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각각 13%, 24% 이상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4% 상승했다. 2003년에 50% 급등 이후 최대 상승이다.

3대 지수는 이번 주까지 상승하면 9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게 된다.

다우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6번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 500지수는 이날 4,781.58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 3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4,796.56에 근접했다.

개별 종목으로 볼 때 AI 관련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00% 이상 치솟았다.

애플은 거의 50%,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약 56% 올랐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거의 60%, 아마존은 80% 이상 급등했다.

테슬라는 배 이상으로 상승했고,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거의 3배로 폭등했다.

그러나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시가총액 10억달러(1조3천억원) 이상 기업 중 가장 성과가 좋은 상위 1위와 2위 기업은 생명공학 기업인 솔레노 테라퓨틱스(Soleno Therapeutics)와 온라인 중고차 거래업체 카바나(Carvana)였다.

솔레노는 지난가을 희소 유전병인 프라더-윌리 증후군 치료용 디아족시드 콜린 서방정(diazoxide choline extended-release tablets)에 대한 긍정적인 발표로 1천900% 이상 폭등했다. 이 병은 지적 장애와 비만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카바나는 부채 부담과 현금 위기에서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소식에 약 1천% 급등했다.

마켓워치는 이밖에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 그리고 변동성으로 유명한 생명공학 및 바이오제약 회사들이 올해 눈에 띄는 주식들이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현재 시장이 소위 산타클로스 랠리 과정에 있다는 의견을 편다. 즉, 연중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에 걸쳐 주식이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인 피터 에셀은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임무 성취를 축하하고 있다"며 "일종의 파티 분위기를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경계 목소리도 여전하다.

CFRA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CNBC 방송에 월가 일각에서는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연준이 예상보다 늦게 금리를 인하할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토발은 또 S&P 500 주식의 90%가 50일 이동 평균선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어 시장에 "약간의 거품"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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