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선전' 11월 생산·소비 '플러스'…투자는 감소(종합2보)
생산 0.5%↑·반도체 12.8%↑…소매판매 9개월만에 최대 증가
"회복속도 차이…부동산 PF 등 리스크 관리"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박원희 기자 = 11월 산업생산이 반도체의 선전에 힘입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매 판매도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등 대규모 할인 행사에 힘입어, 승용차 부문을 중심으로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다만 설비투자는 두달째 감소하는 등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나는 모습이었다.
◇ 생산 0.5%↑·반도체 12.8%↑…"제조업 중심 경기 회복"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지난 10월 1.8%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반등을 이끈 것은 제조업이었다. 1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3.3% 증가했다. 지난 8월(5.3%)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증가에 힘입어 12.8% 늘었다. 10월 12.6% 감소를 딛고 두 자릿수 증가 흐름을 회복했다.
웨이퍼 가공 장비와 반도체 조립 장비 등의 생산이 늘면서 기계 장비도 8.0%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의 증가율(3.3%) 중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를 만드는 기계 장비 생산의 기여도가 3.2%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반도체가 생산 반등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제조업의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4.3%로 전월보다 8.9%포인트(p) 하락했다. 반도체 재고는 3개월째 감소했다.
기획재정부 이승한 종합정책과장은 "(반도체) 출하가 늘고 재고가 줄어드는 모습으로 전반적인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도소매(1.0%)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운수·창고(-1.4%)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금융·보험도 0.7% 줄어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예대 금리차 축소에 따른 이자 수입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 소매판매 9개월만에 최대폭 늘어…자동차 판매 빼면 보합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는 1.0% 늘었다. 지난 2월 5.2% 증가한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지난 10월 0.8% 감소한 이후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승용차 판매가 10.2% 늘면서 소매판매의 반등을 이끌었다. 코세페 등 대규모 할인 행사에 더해 전기차 보조금의 한시적 인상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소매판매에 대한 승용차 판매의 기여도가 1.0%포인트에 달했다. 자동차를 뺀 나머지 부문은 보합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전반적인 소비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 판매는 0.4% 감소했다.
◇ 설비투자 두달째 감소…건설기성도 4.1% 감소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5.7%)와 기계류(-1.5%)에서 모두 줄어 전월보다 2.6% 감소했다. 지난 10월(-3.6%)에 이어 두달째 감소세다.
설비투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장비 도입이 마무리되면서 마이너스를 보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다만 최근 수출의 반등 흐름으로 미뤄 설비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기성(불변) 역시 건축(-3.0%) 및 토목(-7.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4.1% 감소했다. 입주 물량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건설 경기의 향후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의 경우 1년 전보다 29.5% 감소하는 등 부진한 흐름이 대체로 이어지면서, 향후 부정적인 실적을 시사했다.
이승한 과장은 "전반적으로 수주가 별로 좋지 않고 이에 착공으로 잘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라며 "건설 수주지표나 착공지표 등 안 좋게 나타났던 것들이 실적에 시차를 두고 반영이 될 가능성이 높아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 정부 "부문 간 회복 속도에 차이…부동산 PF·가계부채 등 리스크 관리"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0.2p 올랐다.
정부는 현재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소비 회복은 예상했던 것보다 완만한 모습을 보이는 등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가계부채, 공급망 안정 위험 등 취약 부문에서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한 과장은 "수출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기회복의 온기가 보다 취약한 부분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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