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집트 제시한 '가자지구 종전안' 내부논의 본격화
전시내각 이어 안보내각…"인질석방 1단계 협상 용의"
"PLO도 카타르에 이집트안 논의할 협상단 곧 파견"
"타결까지 중대 걸림돌은 가자 미래에 하마스 포함 여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스라엘이 협상 중재국 이집트가 제시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종전안을 더 확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을 되돌려받을 해법을, 역내에서는 전쟁 종식 해법을 찾으라는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논의가 한 발 더 진전된 것이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집트 중재안대로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전후 계획에서 일부 역할을 하는 것을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시내각이 전날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밤 그보다 확대된 안보내각 회의가 열린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시내각 핵심 구성원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의 대변인 모두 이집트 중재안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거절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전후 하마스가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보내각에서 의결권을 가진 구성원 14명은 이날 밤 회의에서 인질 석방 및 전쟁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이집트 중재안과 관련한 표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소식통이 WSJ에 말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조만간 이집트 중재안을 논의하기 위해 카이로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메드 마지달라니 PLO 집행위원이 전했다.
앞서 PLO는 일부 내용에 반대해 이 중재안에 반대했다고 한다.
PLO는 유엔에 팔레스타인 대표를 파견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팔레스타인 정파 연합 조직으로, 마무드 아바스 PLO 의장 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파타당이 이를 주도한다.
파타의 경쟁 정파인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파타 및 PA를 축출하고 16년간 가자지구를 통치해 왔으며, PA의 통제력은 요르단강 서안에 제한돼 있다.
이집트가 카타르와 함께 마련한 이번 중재안은 지난 10월 7일 시작된 전쟁의 종식까지 다루고 있어 이제까지 나온 평화협상안 중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단계에서 최대 2주간 전투를 중단하고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중 40∼50명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150명을 풀어준다.
2∼3단계에서는 대규모 인질·수감자 맞교환과 함께 가자지구와 서안을 모두 관할하는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과 선거 준비가 이뤄진다. 여기에는 파타와 하마스 등이 포함된다.
이스라엘은 이중에서 1단계를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집권 리쿠드당의 중진 의원인 대니 다논이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어떤 인질 석방 기회라도 진지하게 고려하기에 이집트 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2∼3단계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어떠한 장래 합의에도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 중재안과 별개로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는 않고 있다.
미국의 압박 속에 민간인 희생을 줄일 수 있는 저강도 군사작전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의 하마스 해체를 거의 완료했다면서도 전쟁은 수개월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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