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서 부정선거 규탄 시위 격화…경찰, 최루가스 진압
야권 시위대, 수도 베오그라드 시청 난입 시도…"35명 체포"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세르비아 총선 과정에서 제기된 집권당의 부정 의혹을 규탄하는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AFP통신은 총선 무효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24일(현지시간) 수도 베오그라드 시청에 난입하려다 경찰에 진압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고 있는 야권 지지자들은 이날 저녁 깃대와 돌, 계란 등을 이용해 시청 청사의 창문을 깨고 들어가려고 시도했다.
이들은 청사에 진입하기 전 경찰에 의해 빠르게 진압됐으며,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한 것이 목격됐다고 AFP는 전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10시께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진압 도중 경찰 두 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시위대 일원인 '가해자' 3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번 시위에 대해 "국가 기관을 무력으로 장악하려고 한 시도였다"고 비판하며 모든 것이 사전에 계획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르비아에서는 이달 17일 실시된 총선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이 커지고 있다.
부치치 대통령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성격이 짙었던 이번 총선에서는 부치치 대통령이 속한 집권당 '세르비아진보당'(SNS)이 48.0%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집권당이 미등록 유권자를 불법적으로 투표에 참여시키거나 표 매수, 서명 위조 등의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모니터 요원으로 구성된 국제선거감시단은 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세르비아 총선을 살핀 결과 투표 매수 등 일련의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주 세르비아 시민 수천 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이틀간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주요 야권 인사 7명은 총선 무효화를 주장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논란이 커지자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30일 일부 지역 투표소에 한해 재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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