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개전초기 헤즈볼라 선제공격하려다 美만류로 철회"
WSJ "바이든, 중동 확전 우려하며 네타냐후 6시간 설득"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초기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선제공격하지 않도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긴급히 설득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복수의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10월 7일로부터 4일 지난 10월 11일 오전 6시 30분쯤 백악관은 헤즈볼라가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이스라엘 측의 긴급 통지를 받았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헤즈볼라 군대가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로 진격을 준비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이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헤즈볼라를 공습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런 주장과 달리 헤즈볼라의 사전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었다는 게 미국 정보당국이 내린 결론이었다.
해당 사안을 보고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해 헤즈볼라를 선제공격해선 안 된다고 설득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수긍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확전의 불가피함을 주장하며 선제공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것을 크게 우려한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선제공격을 포기하도록 지속해서 압박했고, 결국 양국 간 6시간에 걸친 전화와 회의가 이어진 끝에서야 이스라엘 내각이 선제공격 방침을 철회하는 데 동의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지난 10월 헤즈볼라를 향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선제) 공격을 막은 미국의 역할은 분쟁이 더 큰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는 데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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