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장관 "조성경 차관 카르텔 발언, 순전히 개인 의견"
과기정통부 예산 브리핑서 "R&D 예산 재구조화, 카르텔과 아무 관련 없어"
R&D 예산, 돋보기 집중해 불내는 것에 비유…"작은 고통으로 봐줬으면"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2일 조성경 1차관의 '과학기술계 카르텔' 발언에 대해 "순전히 개인 의견"이라며 "정부 의견이 아니라고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예산 및 연구개발(R&D) 예산 브리핑에서 카르텔 논란을 가리켜 "내부에서조차 논의한 바도 없고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혹시 직원들이 만들었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조 차관은 지난 12일 한 포럼에서 과학기술계에 8가지 카르텔이 있다고 설명하며 특정 사업과 기관 등을 지목해 논란이 됐다.
이 장관은 "(저는) 개인적으로 누구한테 카르텔이라고 해본 적도 없다"며 "처음부터 비효율을 효율화하고 낭비적 요소를 걷어내고 군살을 빼서 간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R&D 예산을 재구조화하는 것과 카르텔 그런 것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무슨 말을 하는 걸 따라다니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장관과 차관이 다른 관점을 가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부인했다.
이날 이 장관은 최종적으로 올해 대비 2조4천억원 감액된 내년도 정부 R&D 예산에 대해 돋보기로 종이에 구멍을 내는 예를 들며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멍을 내면서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하면 집중을 해야 구멍을 낼 수 있다"며 "그러지 않고 돋보기를 크게 확대해 종이에 대면 그 부분만 따뜻해지다 돋보기를 치우면 똑같아지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학생 연구자 인건비에 대해서는 인건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초연구 예산이 계속 과제 기준 25% 삭감에서 10% 삭감 수준으로 회복됐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부분들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이 장관은 설명했다.
주요 카르텔 요소로 지목돼 왔던 기업 R&D 인건비를 1천782억원 증액해준 데 대해서는 "기업 유지에 R&D 비용을 쓰는 것은 목적에 맞지 않다"면서도 "다만 매몰 비용이라든지 갑작스러운 부분에 대한 인건비를 보존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협약 형태로 진행되는 일반 R&D와 달리 중소기업 R&D 경우는 계약 형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계약에 따라 유지해야 하는 인건비가 있는 측면이 이번 증액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예산안 확정으로 최종적으로 삭감된 예산을 받아야 하는 연구자에게 "연구하시는 분들은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기존 체계에서 다른 체계로 탈피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작은 고통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shj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