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 맞은 한경협…류진 회장 "한미일 경제동맹 이끌겠다"

입력 2023-12-21 10:38
출범 100일 맞은 한경협…류진 회장 "한미일 경제동맹 이끌겠다"

'민간외교·글로벌 현안대응 강화' 주력…"4대그룹이 들어와 한경협 살았다"

IT·플랫폼 기업 회원영입 노력…"네이버·쿠팡 등 관심 보여"

글로벌 싱크탱크로 도약…한국경제연구원장에 정철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한경협 출범 100일의 성과로 민간 외교 기능과 글로벌 현안 대응 강화를 꼽고, 이러한 추세를 몰아 한국과 미국, 일본을 잇는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과 김창범 상근부회장은 지난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 출범 100일 성과와 미래'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단체 활동과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먼저 류 회장은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한경협으로 새출발한 후 민간 경제외교 기능을 강화하고, 글로벌 현안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민간단체이자 광범위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했던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위상이 급추락했고, 문재인 정부 시절 '패싱'에 가까운 수준으로 소외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단체는 윤석열 정부 들어와 쇄신을 목표로 정관 변경 등을 단행하며 지난 9월 17일 이름을 바꾸고 새출발했다.

'미국통'으로 불리는 베테랑 경제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고, 국정농단 사태 이후 등을 돌렸던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이 재합류하면서 한경협은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경제외교 기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대통령 국빈 방문국으로의 경제사절단 파견,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협력 민관포럼 개최, 글로벌 경제 현안대응 임원협의회 출범 등이 대표적 활동이다.



또 자체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중견·중소기업을 대신해 규제 개선 공동건의에 나섰고, '갓생한끼', 퓨처 리더스 캠프 등 국민 소통 프로그램도 펼쳤다.

류 회장은 이와 관련, 과거 20년간 전경련 부회장을 역임하며 느낀 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경련) 부회장을 하며 큰 노력을 했지만, 노력만큼 안 돼서 책임을 느꼈다. 또 (박근혜 정부 시절) 우리가 너무 부족한 것을 보고 실망이 커 부회장을 그만두기도 했다"며 "하지만 저는 (단체 위상이 추락한 이유를) 알기 때문에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경협을 제자리로 옮기기 위해 매일 고심했고, 본업인 풍산 회장 자리는 내놓고 한경협에 힘을 80% 이상 쏟고 있다"며 "100일이 지났는데 1천일이 지난 것처럼 쉴 새 없이 일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류 회장은 한경협이 이른 시일 내 기능을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4대 그룹의 재가입을 꼽았다.

그는 "4대 그룹이 들어와서 한경협이 살아났다. 이것이 아니면 힘들었다"면서 "특히 4대 그룹 회장들의 선친이 과거 전경련 회장직을 맡은 터라 (회장들이) 다들 책임감이 있고, 애착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포함해 4대 그룹 총수 모두가 다른 작은 회원사들을 도우려고 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소통도 잘되고, 상생도 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의 쇄신을 이어가기 위해 윤리위원회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경협은 정경유착 재발 방지를 위해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인 윤리위원회를 발족했다.

윤리위 내부위원인 김창범 부회장은 "윤리위는 대외 협찬 외에도 다양한 안건을 심의하고, 엄격한 자정 작용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경협은 향후 한국 한경협, 미국 상공회의소, 일본 게이단렌이 공동 주관하는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을 만들어 정례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류 회장은 이와 관련, "한미일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급망 공조 등 3국의 경제동맹을 이끌겠다는 포부"라고 설명했다.

또 회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IT·플랫폼·바이오·엔터테인먼트 등 신산업 기업을 신규 회원사로 유치할 계획이다.

류 회장은 "(내홍을 겪으며) 150개 회원사가 탈퇴했는데, 이 기업을 다시 데려오면 힘이 실릴 것 같다"며 "네이버, 쿠팡 등과 같은 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전경련의 연구조직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기능을 되살려 글로벌 싱크탱크로서의 성격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경협은 이날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조직개편에 따라 기존 한경협 소속 4본부 12팀과 한경연 소속 3실 3팀은 4본부 1실 15팀으로 재편됐다.

또 연구총괄대표(CRO)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으로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협력부원장이 내정됐다.

CRO 겸 한경연 원장 직할 부서로 미래전략 태스크포스(TF)와 경제교육팀을 신설했다. 미래전략TF는 산업의 미래전략 발굴을, 경제교육팀은 미래인재 육성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또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리스크팀을 신설하고, 글로벌 현안에 따라 수시로 글로벌 프로젝트 TF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