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네수 수감자교환…마두로 측근 1명·미국인 12명 각각 석방(종합)
'마두로 돈줄' 사브 석방 대가로 전직 美 특수부대원 등 풀려날 듯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수감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측근 인사 1명과 미국인 12명을 포함해 베네수엘라에 수감된 36명을 각각 석방하는 데 합의했다고 AP와 로이터 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측은 이 같은 합의에 따라 2020년 돈세탁 혐의로 체포된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이중국적자인 알렉스 사브를 이날 구금상태에서 풀어줬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측근 기업인인 사브는 2019년 미국에서 마두로 정권 비리와 관련한 돈세탁 혐의로 기소된 뒤 2020년 아프리카 카보베르데에서 체포돼 2021년 미국으로 인도됐다.
미국 당국은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 금과 석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사브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고 그를 추적해왔다.
마두로 정부는 사브가 면책 특권을 가진 외교관 신분이었다고 주장했고, 사브의 변호인은 비공개 심리에서 사브가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협력하며 마두로 대통령 이너서클의 비리 수사를 도왔다고 작년 폭로한 적이 있었다.
사브의 석방에 상응해 베네수엘라는 미국인 12명을 포함해 36명의 수감자를 석방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석방될 미국인에는 실패로 끝난 2020년 마두로 정권 전복 시도와 관련해 체포된 전직 미국 특수부대원 루크 덴만, 아이런 베리 등이 포함됐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은 미국이 자국민 석방을 위해 권위주의 정권과 합의를 한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작년 10월 마약 관련 혐의로 수감돼 있던 마두로 부인의 두 조카와 미국 석유 회사 임원 5명 등 미국인 7명을 맞교환했다.
또 지난 9월,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에 동결된 상태로 있던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 60억 달러에 대한 동결을 해제했다.
그러나 10월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이 이스라엘을 위협하자 카타르로 이체된 이 자금을 재동결한 바 있다.
또한 이번 합의는 마두로 정권에 맞서고 있는 베네수엘라 야권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국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르기 위한 길을 연다는 약속을 11월30일까지 지키지 않으면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는 경고와 함께 지난 10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
미국이 제시한 시한(11월 30일)은 이미 지났지만 마두로는 자신의 최대 정치적 경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공직 취임 금지 조처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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