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둥성 2조원 새 반도체 기금 조성…반도체 자립 가속
美반도체 회사 코보는 공급망 전환 속 中공장 매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미국의 규제 강화 속 반도체 자립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중국 '제조 허브' 광둥성이 새로운 반도체 기금을 조성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는 기업 정보사이트 톈옌차를 인용, 광둥성 정부가 110억위안(약 2조79억원) 규모 '광둥 반도체·집적회로산업 투자 펀드 Ⅱ'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광둥성 정부가 90%, 광둥성 산하 둥관시와 중산시가 각각 4.5%의 지분을 갖는 해당 펀드는 2020년 12월 조성된 100억위안(약 1조8천200억원) 규모 '광둥 반도체·집적회로산업 투자 펀드 Ⅰ'에 이어 광둥성이 조성한 두 번째 반도체 기금이다.
광둥성은 1기 반도체 기금이 지금까지 지원한 프로젝트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광둥성은 지난 4월 총 5천억위안(약 91조원) 규모에 달하는 약 40개의 중요 반도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광둥성 반도체 기금은 중국 국가 차원의 반도체 기금인 '대기금'(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영어명 빅펀드)의 지방 버전이다.
2014년 설립된 대기금은 그간 부패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長江存儲科技·YMTC), SMIC(中芯國際·중신궈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과 설계, 패키징·테스트, 설비·재료 등 선별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이어왔다.
대기금의 1기 기금 규모는 1천380억위안(약 25조1천900억원)이며, 2019년 설립된 2기 기금 규모는 2천억위안(약 36조5천억원) 이상이다.
상하이시도 자체 반도체 기금을 조성해 현재 285억위안(약 5조2천억원) 규모로 키웠다.
그런가 하면 중국 정부 기관 차이나리폼(中國國新控股有限責任公司)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신흥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최소 1천억위안(약 18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추진한다고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이 지난 9월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지원책이 결실을 보려면 몇 년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지난 8월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뚫고 국산 칩을 장착한 5세대 이동통신(5G)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도 계속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무선 연결 반도체 회사 코보(Qorvo)는 중국 공장 두 개를 현지 회사 럭스셰어(立訊精密·Luxshare)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코보는 베이징과 산둥성 더저우에 있는 집적회로 조립 공장을 중국 제조사 럭스셰어에 매각하는 협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코보의 첨단 휴대전화 제품을 취급했다.
럭스셰어는 애플의 주요 공급사로 에어팟을 주로 조립해왔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아이폰 주요 공급사인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자 아이폰 14 모델 조립에도 뛰어들었다.
SCMP는 "코보의 중국 공장 매각은 미국 기술 기업들이 중국 기반 생산 시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하고 있는 최신 사례를 대표한다"며 "동시에 럭스셰어의 제조 사업 확장 야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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