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에 또…가자지구 병원 운영중단에 의료진까지 체포
폭발로 수백명 숨졌던 알아흘리병원…다른 병원들도 줄줄이 공격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운영을 중단했다고 AP, AFP통신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가자시티에 있는 알아흘리 병원이 간밤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정문 벽이 파괴되고 직원 대부분이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파델 나임 알아흘리 병원장은 AFP통신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병원 활동이 중단됐다"며 "환자나 부상자를 전혀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나임 병원장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했으며 주변 거리에도 부상자 수십명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병원을 운영하는 성공회의 돈 바인더 목사는 이스라엘군의 급습으로 의사 2명, 간호사 2명, 관리인 2명만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수도나 물이 끊긴 상황에서 중상 환자 100명 이상을 돌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바인더 목사는 18일 밤 페이스북에 "오랫동안 아흘리 성공회 병원을 열어둘 수 있었던 것은 가자시티의 많은 부상자에게 큰 자비였다"며 "오늘로 끝났다"고 적었다.
그는 이스라엘군 탱크가 병원 입구에서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아흘리 병원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마지막까지 운영되던 병원 중 하나였다고 AFP가 전했다.
영국 성공회가 세운 알아흘리 병원은 이미 지난 10월 17일 대규모 폭발을 겪었던 곳이다.
당시 병원 주차장에서 발생한 폭발로 수백명이 숨졌다고 가자지구 당국이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는 이스라엘군 소행이라고 비난했고 이스라엘은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미국 등 서방 국가와 언론 역시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 오작동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병원은 국제 인도주의법으로 보호받는 장소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며 가자지구 내 병원들을 계속해서 표적으로 삼았다.
이스라엘군은 공격 명분으로 하마스가 병원을 작전 본부로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각종 무기와 장비를 두고 지하에 터널을 뚫어 놓고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가자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은 이스라엘군의 공격 이후 아주 적은 인력만 남아 최소한의 규모로만 운영되고 있다.
지난 1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아흘리 병원이 수술이 필요한 알시파병원의 '위중 환자'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자지구 북부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심각하다. 줄줄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
국경없는 이사회는 이스라엘군이 알아우다 병원을 12일간 포위한 뒤 지난 18일 점거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군이 병원 직원 6명을 포함, 16세 이상 모든 남성의 옷을 벗기고 묶어 심문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은 병원으로 돌려보내졌지만 병원은 여전히 이스라엘군 통제 상태다.
내부에는 환자 수십명이 있지만 필수 물품은 바닥났다고 단체는 덧붙였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알아우다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막사'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병원에서 의료진 80명과 환자 40명 등 240명을 붙잡아두고 있으며 아흐마드 만나 병원장도 체포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7일 카말 아드완 병원이 며칠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며 그 파괴 수준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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