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권, '中 무역장벽 주장'에 "대선 영향 끼치려는 것"
집권당 라이 총통 후보 "국민당 부주석 방중 다음날 앞당겨 발표"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에 대해 중국 당국이 '무역장벽'에 해당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대만 여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7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은 중국 측의 일방적인 무역장벽 결과 발표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메커니즘과 규범을 위반했으며 사실과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만은 결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측에 즉각 정치적 조작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독립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도 중국 상무부가 무역장벽 조사 발표를 애초 내년 1월 12일에 할 예정이었지만,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의 방중 다음날 앞당겨 발표했다면서 이는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총통 선거(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은 지난 4월 대만이 중국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가 무역 장벽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은 애초 올해 10월 12일까지 조사를 마치기로 했다가 "사건 상황이 복잡하다"며 마감 시한을 대만 총통 선거(대선)일 하루 전인 내년 1월 12일까지 연장했지만 돌연 지난 15일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가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대만에 대한 경제 보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양안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파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럴 경우 조기 자유화 품목이 많은 대만의 방직, 기계,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측 조치를 두고 대만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대만 독립 성향의 현 민진당 정권에 불리한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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