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평가절하에 아르헨 물가 들썩…휘발유 37%·항공료 100%↑
11월 물가상승률 年 160% 기록…연말까지 상승 압박 지속될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르헨티나 통화인 페소화에 대한 급격한 평가절하 여파로 이미 고공행진중인 아르헨티나 물가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라나시온과 텔람통신 등에 따르면 국영 아르헨티나항공(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스)은 페소화 평가절하와 달러화 표시 운영비 상승 압박 영향으로 국내선 항공권 가격을 50∼100% 인상했다.
한 여행전문업체 측은 소셜미디어에 "내년 1월 20일 부에노스아이레스∼바릴로체 항공료 가격은 하루만에 7만2천215페소에서 15만8천293페소로 바뀌었다"며 이는 사전 예고 없는 조처라고 썼다.
라나시온은 내년 1월 15일 부에노스아이레스∼우수아이아 항공편의 경우 정부의 평가절하 발표 후 224%까지 훌쩍 뛰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제트스마트와 플라디본디 등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하루 사이에 항공료 가격을 인상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료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정부에선 큰 폭의 인상 조정을 못하는 '공정한 가격 제도' 적용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달까지 월 최대 4%까지만 올릴 수 있었다.
유류비도 큰 폭의 조정이 단행됐다.
아르헨티나 거대 에너지 회사인 국영 YPF는 시중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연료 가격을 전날 37% 인상했다. YPF는 연료 판매 부문 점유율 55%를 차지하는 업계 1위 업체다.
업계 2·3위인 셸과 라이젠도 비슷한 수준의 인상이 있었다고 텔람통신은 전했다. 이는 11월 1일과 비교하면 77% 상승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식품과 의류 등 실생활에 밀접한 부문의 소비자 가격 인상 역시 이어지고 있다고 일간 클라린은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출범한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는 지난 12일 50%에 이르는 페소화 평가절하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공식 환율은 1달러당 800페소다.
평가절하는 수출 신장 및 수입 억제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국내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전날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IPC)가 한 달간 12.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월간 물가상승률 8.3%와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 11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160.9%를 기록해, 10월 142.7%에 이어 1989∼1990년 초인플레이션 이후 최대치 기록을 또 경신했다.
이 수치는 페소화 평가절하 조처가 반영된 것은 아니어서, 연말까지 물가 상승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1천115페소까지 치솟았던 비공식 환율 달러(블루 달러)는 1달러당 995페소로 떨어졌다. 공식 환율과의 간극은 24% 수준까지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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