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美연준'에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채권금리는 급락
다우지수 사상 처음 37,000선 돌파 마감…2년전 전고점 돌파
금리인하 기대에 미국채 2년물 0.29%p 급락…달러화↓, 금값·유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도 금리 인하 개시를 시사하면서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약 2년 만에 전고점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강세를 나타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미 국채금리 역시 급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지수는 전장보다 512.30포인트(1.40%) 오른 37,090.2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3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월 4일의 고점 기록(장중가 기준 36,934.84)을 약 2년 만에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63.39포인트(1.37%) 상승한 4,707.09에 마감해 작년 1월 이후 약 2년 만에 4,700선을 회복하며 전고점에 다가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0.57포인트(1.38%) 오른 14,733.96에 장을 마쳤다.
미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도 내년 중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의 정책 변환을 예고한 게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불을 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거나 그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FOMC 참석 위원들의 관점"이라고 언급하며 이날 회의에서 금리 인하 시점 논의가 이뤄졌음을 시인했다.
채권 금리는 급락했다.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증시 마감 무렵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02%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18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지난 8월 8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44%로, 하루 전 대비 29bp나 급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증시 마감 무렵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확률을 78.3%로 반영했다. 이날 FOMC 결과 발표 직전 이 확률은 46.7%였다.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낮게 결정할 확률은 97.5%로 반영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5월 이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로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내고, 금값과 국제유가는 동반 상승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 인덱스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2.9로 지난달 29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10달러(0.2%) 상승한 온스당 1,997.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6센트(1.25%) 오른 배럴당 69.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채권 랠리(채권금리 하락)가 지속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내년이면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이 3%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던 연준의 움직임은 시장이 더 큰 변화를 요구하게 만들고 있다"며 "최근 몇주 간 채권 수익률의 누적적인 하락 폭은 여러 측면에서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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