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셔너리닷컴 올해의 단어는 진짜 같은 가짜 '환각'
"AI가 미래에 미치는 영향 가장 잘 드러내"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의 온라인 사전 사이트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이 2023년 올해의 단어로 '환각을 느끼다'(hallucinate)를 선정했다.
12일(현지시간) 딕셔너리닷컴은 인공지능(AI)이 언어와 삶의 미래에 미치는 심오한 파급 효과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무엇인지 검토한 끝에 이같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AI 시대에 이 단어는 '사용자의 의도에 반하는 거짓 정보를 생성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제시하는 행위'라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고 딕셔너리닷컴은 설명했다.
그랜트 배럿 딕셔너리닷컴 편찬자는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환각'은 기술이 사회 변화에 미치는 지속적 영향과 우리가 상상하는 완벽한 미래, 실제 다가온 지저분한 미래 사이의 불일치를 요약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의 단어로 '환각'을 선정한 건 AI가 우리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신기술이 꿈이나 허구처럼 느껴질 수 있는, 특히 기술이 그 자체로 허구를 생산해낼 수 있는 시기에 적합한 단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딕셔너리닷컴은 '환각' 및 AI 관련 단어에 대한 검색량이 지난 1년간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 사이트에서 '환각' 검색량은 지난해 대비 46% 증가했다. 언론에서도 이 단어를 작년과 비교해 85%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챗봇', 'GPT', '생성형 AI' 등 AI 관련 단어 검색량도 지난해 대비 62% 증가했다고 딕셔너리닷컴은 전했다.
앞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미국 CBS 방송 시사 프로그램 '60분'에 출연, "이 분야 그 누구도 아직 '환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모든 (AI) 모델이 이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CBS는 전했다.
딕셔너리닷컴은 '환각'이라는 단어가 컴퓨터 기술과 관련된 맥락에서 처음 사용된 것은 1970년대라고 짚었다.
1971년 발표된 한 연구 논문이 컴퓨터가 손 글씨를 정확하게 읽고 출력하도록 훈련하는 문제에 대해 다루면서 이 단어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AI와 머신 러닝과 관련된 맥락에서도 '환각'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이 사이트는 분석했다.
'환각' 외에 올해의 단어 후보에는 '파업'(strike), '워키즘'(wokeism), '기소된'(indicted), '산불'(wildfire)이 올랐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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