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비난한 美 민주 의원들, 선거철 되자 엑스에 정치광고
WP "민주당 정치인들, 올해 엑스에 수천건 광고…13억원 넘게 지출"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 일론 머스크를 둘러싼 논란 때문에 이 소셜미디어에 광고를 중단한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머스크를 비판해온 미국 민주당이 엑스에서 적극적으로 광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 엑스가 정치 광고 금지 정책을 철회한 이후 각종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엑스에 수천건의 정치 광고를 하고 있으며 총 100만달러(약 13억원)가 넘는 금액을 지출했다.
엑스에 광고한 민주당 정치인은 50명이 넘으며 이 중에는 그동안 머스크를 가장 강렬히 비난해온 애덤 시프와 댄 골드만 하원의원이 포함됐다.
두 의원은 지난달 동료 의원들과 함께 성명을 내고 엑스가 사용자들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찬양하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하는 것을 허용해 하마스의 선전 활동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엑스는 테러단체가 만든 폭력적인 콘텐츠뿐 아니라 거짓되고 사실을 호도하는 콘텐츠의 확산을 통해 금전적 이익을 얻었다"고 비판했다.
WP는 공화당도 엑스에 정치 광고를 하지만 그동안 머스크의 엑스 경영을 깐깐하게 들여다본 민주당이 정치 광고를 더 많이 했다는 데 주목했다.
엑스에 광고 지출을 가장 많이 한 정치인 9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이 상위 7명이었다.
특히 시프 의원은 엑스를 비판한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의원 중 가장 많은 액수인 9만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시프 의원은 작년 12월 머스크가 혐오 발언을 허용한다고 비판했으며, 이에 머스크가 "당신의 뇌는 너무 작다"라고 맞받아치는 등 엑스에서 공개 비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골드만 의원 측은 지난달 11일부로 엑스에서 모든 정치 광고를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WP는 민주당 지도부가 머스크를 꺼림칙하게 여기지만 다수 진보 정치인은 중요한 선거 메시지 도구인 엑스를 통해 유권자와 기부자를 접촉하려고 이를 못 본 체한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은 올해 엑스에 정치 광고를 한 건도 하지 않았다.
바이든 선거 캠프 측은 엑스를 "갈수록 적대적인 장소"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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