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김정은 눈물'에 관심…스탈린 등 독재자 사례 소개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또다시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 외신도 관심을 보였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이 최근 관영 언론을 통해 방영된 연설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김 위원장이 주민들 앞에서 운 여러 사례 중 하나라고 10일(현지시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3일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리일환 노동당 비서의 대회 보고를 듣던 도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이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화면으로 공개됐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의 눈물이 독재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피지배자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독재자는 거의 없으며,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에게도 주민들 앞에서 우는 것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드문 순간이라는 것이다.
독재자 가운데에서는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선에 도전한 2012년 3월 대선 투표 직후 지지자 10만여 명이 모인 집회에서 승리를 선언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보인 바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소개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이 북한의 출생률 감소 문제를 언급하며 애국적인 의무의 한 형태로 여성들에게 더 많은 아이를 낳을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국어머니대회 개회사에서 "지금 사회적으로 놓고 보면 어머니들의 힘이 요구되는 일들이 많다"며 출생률 감소를 막고, 어린이 보육과 교육에 힘쓰는 것 등을 함께 풀어나갈 과제로 꼽았다.
북한 합계출산율은 1.0명을 밑돌고 있는 한국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2014년 1.885명에서 작년 1.790명으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이 비단 이번뿐 아니라 눈물을 보인 사례가 여러 번 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떨구는 모습이 포착됐고,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열린 열병식 연설에서는 나라를 위한 자신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서 눈물을 훔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18년 북한 사정에 밝은 탈북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노동당 고위 간부들 앞에서 북한의 허약한 경제를 개선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력을 한탄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작년 5월에는 자신의 '후계 수업'을 맡았던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비통한 표정으로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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