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탐사 목표 뚜렷…韓 협력 파트너 찾으려면 목표 세워라"
짐 프리 NASA 본부장 "교차점 찾아야 과학 등 협력할 수 있어" 강조
ISECG 의장 "우주탐사 협력 필수…한국 전담기구 만들면 협력 늘릴 것"
(인천=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미국은 왜 달을 가냐, 화성에 가냐 하는 목표를 분명히 한다. 한국도 우주탐사 지향점을 세워야 협력할 수 있다."
미국 우주탐사를 총괄하고 있는 짐 프리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탐사시스템본부장은 8일 인천 송도 경원재에서 열린 국제우주탐사협의체(ISECG) 고위급 회의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협력 파트너를 찾으려면 우주탐사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 등 시점을 내건 우주 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우주탐사를 통해 어떤 것을 이룰지 명확한 비전은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프리 본부장은 우주탐사를 위해서는 파트너십의 가치가 지대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서로 간 목표에서 교차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립해야 한다"며 그래야 과학기술 개발 등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ECG는 이런 우주탐사의 비전을 인류 차원에서 설정하고 상호 교류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협의체로 2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 우주 전담 기구의 우주탐사 수장이 참여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대표기구로 참여하고 있다.
ISECG 의장인 다니엘 노이엔슈반데 유럽우주국(ESA) 유무인탐사본부장은 "탐사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과학과 탐사로 인한 경제적 가치 등을 논의하며 각국의 노하우와 지식을 공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내년 상반기 '제4차 글로벌 우주탐사 로드맵'에 담기게 되고, 이는 각국의 우주탐사 가이드라인 중 하나로 쓰이게 된다.
4차 로드맵에는 미국과 중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을 비롯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우주탐사 활동 참여 확대 등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노이엔슈반데 의장은 협의체가 구속력이 없음에도 참여국이 2018년 14개국에서 26개국으로 늘어나는 등 협력을 위해 여러 국가가 합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의체에 대해 "국가 간 이익을 공유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지를 타진한다"며 "달과 화성에 대해 논의하고 언젠가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곳을 찾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공동의 목표 추구를 위해서는 국제공조가 필수라며 한국에는 이를 관장하는 우주항공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이엔슈반데 본부장은 "ESA는 국제공조를 일상적으로 하는 기관이지만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기조"라며 "한국도 우주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우주항공청이 창설되면 더 많은 파트너십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도 했다.
프리 본부장은 "미국도 정부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고 부처별로 분열되는 것도 있지만 NASA가 정책을 정부에 맞추고 지향하는 방향과 일맥상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한국도 우주항공청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shj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