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에 외국인투자심사 역량강화 지원…中 우회진출 겨냥?

입력 2023-12-08 04:07
美, 멕시코에 외국인투자심사 역량강화 지원…中 우회진출 겨냥?

옐런 "안보 위험 경감, 양국 모두 이익…중국 막기 위한 건 아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멕시코의 외국인 투자 심사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로헬리오 라미레스 데라 오 멕시코 재무부 장관과 국가 안보 차원의 견고한 외국인 투자 심사를 위한 양자 실무그룹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미 재무부는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심사하는 재무부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유사한 기관을 멕시코 정부에서 설립하는 것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로이터와 AFP통신은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보도자료에서 "국가 안보 위험을 야기하는 외국인 투자를 차단할 수 있다면 양국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개방적인 투자 환경을 유지하는 동시에 양국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3국(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덕분에 멕시코는 미국 인접 국가로 기업을 이전하는 정책(니어쇼어링)의 최대 수혜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이 반도체 같은 민감한 기술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뒷문'으로 멕시코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늘고 있다.

중국 밖에서 외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도 중국 정부와 관련된 합작회사 지분이 25% 이상이면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외국 우려기업'(FEOC) 지정을 피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규제 감시에 다소 느슨한 멕시코를 미국 우회 진출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멕시코 간 이번 협약은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옐런 장관은 그러나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없는 한 중국이 멕시코나 미국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고 선을 그으며 "중국 민간 기업도 세금 혜택을 위해 청정에너지 관련 미국 내 생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다양한 공급 기반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멕시코는 또 투자 활성화 이점이 있는 국경 지대 결제 시스템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멕시코 일간지 엘피난시에로는 보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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