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주도' 美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소형주에 자금 유입
10월말 저점 대비 상승률, 소형주 중심 러셸 2,000이 S&P500 앞질러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주도의 올해 미국 증시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소형주들에 최근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증시에서 소형주 중심의 러셸 2,000지수는 10월 27일 저점 대비 13.14% 상승,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10.49%를 앞서고 있다.
1∼10월까지만 해도 러셸 2,000지수는 5.6%가량 하락, 애플·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빅테크 주가 상승을 바탕으로 9%가량 올랐던 S&P500지수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중소형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강한 자금 유입세가 목격되고 있다.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운영사인 Cboe 글로벌 마켓츠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러셸 2,000 ETF'와 관련해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가 급증했다.
소형주의 변동성 확대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면서, 최근 러셸 2,000의 변동성을 추종하는 지수는 S&P 500 변동성을 추종하는 지수(VIX)보다 더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S&P500지수 내에서도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지수보다 동일 가중치를 주는 지수(EWI)가 더 올랐다. 10월 말 이후 S&P 500 동일가중치 지수는 9.6%가량 올라 8.4%가량 오른 S&P 500지수 상승률보다 더 높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고 내년에는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주식에 대한 낙관론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물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르면 내년 3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현재 5.25∼5.5%인 금리 수준이 내년 말까지 4%가량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영국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이코노미스트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이 적어도 내년 7월까지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않고, 이후 금리 인하 폭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조사 결과 내년 1분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견해는 5%에 그쳤고 2분기는 33%였다. 반면 3분기(33%), 4분기(15%), 2025년 및 그 이후(15%) 등을 예상하는 견해가 다수였다.
스트라테가스증권의 토드 손은 "투자자들이 그동안 소외됐던 가치주·소형주를 매입하게 만든 촉매는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라면서 이는 주가 상승세가 확산하는 강세장의 특징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요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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