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또 바뀌는 산업부…공급망 불안 해소·조직 안정 등 과제
원전생태계 복원·산업 R&D 혁신 이끌어야
'200조 부채' 한전 재무위기 극복·전력망 확충 등 난제도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안덕근 현 통상교섭본부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산업부는 불과 3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9월 취임한 방문규 장관은 여권의 '총선 출마' 요구에 따라 장관직을 내려놓는다.
그 후임으로 윤석열 정부의 첫 통상 사령탑을 맡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등 주요 산업·통상 현안을 다뤄온 안덕근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경제안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산업부의 내부 안정을 도모하려는 이중 포석으로 해석된다.
장관이 이례적으로 조기 교체되는 만큼 안 후보자의 우선 과제는 '조직 안정'이 될 것이라는 내부 목소리가 나온다. 정권 교체 후폭풍, 1년 반 사이 두 차례 장관 교체 등으로 산업부 내부는 어수선한 상태다.
산업부의 한 중간 간부는 방 장관이 고향인 경기 수원에서의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수출과 원전을 챙기랬더니 석 달 만에 '수원'을 챙기러 가냐는 말도 내부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또 원전과 태양광이 전·현 정부 간 주요 정쟁 대상이 되면서 산업부 내에서는 원전국, 재생에너지국 등 정치적으로 민감해진 에너지 부서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바깥으로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등을 계기로 공급망 불안정성이 다시 크게 부각됐다.
정부와 업계가 확보한 차량용 요소가 반년치 이상이고 베트남 등 수입 대체선도 확보돼 국내 요소 수급은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여러 품목에 걸쳐 중국발 공급망 불안이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만큼 정부의 적절한 체계적 대응이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미중 전략 경쟁 심화로 불거지는 공급망 문제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한국의 주력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중 양국이 경쟁적으로 수출 통제 체제를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관국과의 적극적인 '공급망 소통'은 물론 새 통상질서 마련을 위한 교섭 역량이 요구된다.
산업 분야에서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주력 산업 분야의 초격차 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기업 투자 지원과 한국의 차세대 먹을거리 확보를 위한 산업 연구개발(R&D) 혁신도 요구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산업부에 신속한 원전 생태계 정상화 등 국정과제가 부여된 상태다.
전 정부가 백지화한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이 부활해 '탈원전 폐기, 원전산업 정상화'의 기틀이 일단 마련된 모양새다.
그렇지만 2029년까지가 운영 허가 기간인 원전 10기의 계속운전부터 신규 원전 건설, 원전 10기 수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도입을 위한 법 마련까지 남은 과제가 쌓여 있다.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긴 한국전력의 심각한 재무 위기 해결, 전기·가스 등 에너지 공공요금 조정,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기간 전력망 확충 등 난제도 많다.
한 산업부 국장급 간부는 "안 후보자는 학자 시절부터 산업, 국제 문제에 관심이 깊고 네트워크가 넓으며, 통상본부장으로 1년 반 이상 근무해 업무 이해도도 높다"며 "다만 통상과 달리 에너지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거친 분야여서 새 장관이 추진력을 갖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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