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하마스 성범죄' 의혹에 분개…"인간성에 대한 범죄"
유엔 회의서 화상 연설…샌드버그도 "침묵은 곧 공모"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당시 잔혹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 주요 인사가 비판에 가세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전날 뉴욕 유엔 회의에서 하마스 성범죄 증언을 공개한 자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화상 연설로 "글로벌 공동체로서 우리는 성폭력 무기화에 확고한 규탄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어떤 정당화도, 어떤 이유도 있을 수 없다. 전쟁의 무기로 강간을 저지르는 것은 인간성에 대한 범죄"라고 규탄했다.
셰릴 샌드버그 전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침묵은 공모와 같다"면서 유엔이 '완전하고 공정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5일 매사추세츠주(州)를 방문한 자리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최대한도의 고통을 가했다"면서 "우리 모두 강력하게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의 성폭력을 규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하마스가 개전 당일 이스라엘 곳곳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이날 800여 명이 참석한 유엔 회의에서는 이스라엘 현지 경찰, 구조대원 등이 증언을 통해 하마스에 의해 성범죄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 여러 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습 당시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 참여했던 한 생존자는 집단 강간 현장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 축제에서는 하마스 공격으로 약 300명이 숨졌다.
또한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미 민주당 상원의원은 하마스에 납치된 뒤 신체에서 피를 흘리며 차에서 끌려 나온 10대 인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성범죄 증거로 제시했다.
질리브랜드 의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여성 인권 단체 명단을 보고 숨이 막힐 뻔했다"면서 "연대는 어디로 갔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 BBC 방송,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도 이스라엘 경찰이 하마스의 성범죄에 관한 목격자 및 의료진 증언 1천500여 건을 수집했다고 보도하는 등 논란은 커지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성범죄 등 잔혹 행위는 하마스 공격 이후 침입한 다른 무장 세력이 저지른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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