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광부·간호사 고마워요"…김장김치 담가 기부한 독일인들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60년 전 독일에 오신 한국 간호사와 광부들은 당연히 우리 사회의 일부입니다. 오늘 김치 만들기에 참여해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주독일한국문화원이 2일(현지시간) 베를린 문화원 내 한식체험존에서 연 '김장 김치 나눔행사'에 참여한 다니엘은 김칫소를 배추에 넣으면서 환하게 웃었다.
행사에 참여한 독일인 40여명은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요리사 최윤희 씨의 시연을 보고 난 뒤 직접 김장 김치를 버무렸다.
이 행사는 올해 파독 60주년을 맞아 한국문화원이 가족, 이웃과 함께 만들고 나누는 한국 김장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온라인 공지를 보고 신청한 이들이 김장 김치를 직접 담그는 기회를 갖게 됐다.
참가자들이 빙 둘러서 담근 김치는 100㎏.
이 김장 김치는 베를린에 사는 1세대 한인 어르신을 돌보는 사회복지단체 '해로'에 이날 전달됐다. 한글과 독일어로 '건강하세요', '김치 맛있게 드세요'라고 적은 메시지도 작성해 동봉했다.
해로는 베를린에 거주하는 1세대 파독 광부 간호사 출신 어르신을 주로 돌보기 위해 차세대 한인들이 만든 자원봉사자 단체다. 이 단체는 이날 기부받은 김장 김치를 거동이 불편힌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최윤희 씨의 설명을 꼼꼼히 메모하고, 질문하면서 김치 레시피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집에서 먹겠다며 자신이 담근 김치를 가져가는 이도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셀리나는 "김치를 만드는 과정은 엄청나게 재미있었다"면서 "완성된 김치가 좋은 목적에 사용될 것이라 생각하니 좋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63∼1977년 7천936명의 광부를, 1966∼1976년 1만1천여명의 간호사를 독일에 파견했다. 1963년 이후 이들 광부·간호사 파독으로 형성된 재독 동포사회는 현재 4만7천428명으로 유럽 최대규모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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