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후 가자국경에 DMZ 같은 '완충지대' 추진"
팔 자치지구 내 설치해 무장세력 침투·공격 차단 목적
아랍국, '팔 영토 축소' 뜻하는 어떤 조치에도 반대 입장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끝난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에 완충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완충지대는 전후 무장세력의 공격을 막기 위한 것으로, 가자지구 국경 팔레스타인 쪽 구역에 설치한다는 게 이스라엘의 구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런 계획을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주변 아랍국가에 전달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는 어떤 아랍국가도 향후 가자지구를 관리하거나 치안을 맡을 의사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전후 가자지구 구상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적을 밝히길 꺼린 지역 소식통은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다른 무장세력이 자국에 침투하거나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사이에 완충지대를 원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외교정책 고문인 오피르 팔크는 "완충지대 계획은 그보다 더 상세하다"며 "하마스 퇴출 뒤 시대를 위한 3단계 프로세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단계 프로세스는 하마스 파괴, 가자지구 비무장화, 가자지구 비급진화라며 "완충지대는 비무장화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안보 소식통은 완충지대 구상이 검토되고 있다며 현재로선 완충지대 규모가 얼마나 될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전체 가자지구는 길이 약 40㎞에 폭 5~12㎞ 규모로, 230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밀집도가 높은데 이곳에 완충지대가 설치되면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이 사실상 줄어들게 된다.
이집트 안보 소식통 2명은 이스라엘이 이집트, 카타르와의 중재 협상에서 가자지구 북부의 무장해제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감시를 받는 완충지대 설치 구상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여러 아랍국가가 이런 구상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또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의 보안장벽(완충지대)에 반대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어느 쪽에 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도 팔레스타인 영토를 줄이는 어떤 계획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기 전까지 가자지구 안보 책임자였던 팔레스타인 정파 파타의 모하마드 다란은 이스라엘의 완충지대 계획은 비현실적이고 이스라엘군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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