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시장 변해야 기후위기 해결…투자·소비로 신호 보내자"
부자·대기업·정부 역할론 제기…"일반인들도 시장 변화에 동참해야"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장이 변해야 한다면서 부자와 대기업·정부의 역할론을 제기했다.
게이츠는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보낸 기고문에서 현재 인류는 기후변화 위기 해법을 찾지 못했지만, 절망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위기 해법을 찾기 위해선 부자와 대기업, 정부가 적극적으로 친환경 기술을 보편화하는 데 힘을 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그는 자신을 '부자'라고 규정하면서 "리스크를 감내할 능력이 있는 돈 많은 투자자들은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게이츠는 다른 억만장자들과 함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영 중이다.
게이츠는 "펀드가 투자한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리스크는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게이츠는 부자들은 소비로도 시장에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자가용 비행기에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전체 시장의 공급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과 각국 정부는 부자들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대기업과 정부는 친환경 물품 구입을 통해 신기술이 정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대규모 소비를 통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소유의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교체하거나, 건설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낮은 재료를 사용하는 등의 결정이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기차 세액공제 내용을 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예로 들면서 "각국 정부는 친환경 기술이 사용된 상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반인들도 전기차를 구입하거나, 식물성 대체육을 소비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에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이츠는 전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고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도 기후 위기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더위와 가뭄, 산불 등의 재해에 더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친환경 기술의 시장 정착을 돕는 소비를 하기 위해선 건강한 신체와 함께 재정적인 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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