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일부터 흑연 수출통제…정부 "수급 문제 없을 것"
민관 합동 공급망 점검회의 개최…한중 당국협의·다변화 노력 병행
배터리3사·포스코퓨처엠 등 기업들 3∼5개월분 재고 확보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중국이 오는 12월 1일부터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 생산에 쓰이는 흑연 수출 통제를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이 30일 한 자리에 모여 흑연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대한상의에서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정부 부처, 국내 배터리 3사와 포스코퓨처엠 등 기업,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센터,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중국의 수출 통제 시행 이후 흑연 공급망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앞선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사례로 볼 때 다소 기간은 걸리더라도 흑연 수급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정부는 만일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흑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의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도 지난 10월 펴낸 '중국 흑연 수출 통제의 영향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수출 통제가 본격 시행되는 12월을 전후로 심사 탓에 중국의 흑연 수출 물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3개월 안에는 수출이 전반적으로 정상화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 20일 중국 정부의 흑연 수출 통제 시행 계획 발표 이후 흑연 수급 대응 전담반을 꾸려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업계와 함께 대책을 준비해왔다.
정부는 지난 14일 한중 상무장관 회담을 비롯해 그간 한중 당국 간 다양한 접촉을 통해 중국의 새 수출 통제가 세계 배터리 공급망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투명한 수출 통제 집행을 촉구했다.
중국 측은 한국 정부의 이런 요구에 호응해 최근 베이징에서 한국 기업만 대상으로 자국 수출 통제 정책 집행 방향을 설명하는 행사를 열어 등 한국 측에 우호적 제스처를 보였다는 관측도 나왔다.
배터리 3사와 포스코퓨처엠 등 기업들은 중국의 수출 통제를 앞두고 최근 음극재 원료용 흑연이나 흑연 음극재 추가 물량을 확보해 둔 상태다.
기업들은 업체별로 3∼5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또 기업들은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공급망 다변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에서 천연흑연을 대량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포스코퓨처엠은 내년부터 철강 공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가공해 만드는 인조흑연의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군사 용도 전용을 막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지난 10월 20일 수출 통제 대상 품목에 이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흑연 등을 추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흑연 수출 통제 조정 내용을 발표했다. 인조흑연의 경우 이번 조치 발표 전부터 수출 통제 대상이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은 이차전지 음극재용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지난해 기준 2억4천100만달러가량 수입했다. 이 가운데 93.7%가 중국에서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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