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 인사들도 "금리 인상 급할 건 없다"로 속속 선회(종합)
줄곧 '금리 올려야 한다' 주장 메스터 "지금은 지켜보기 좋은 시기"
'중도파' 바킨 등 "금리 인상 카드 남겨둬야" 목소리도 여전
(뉴욕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주종국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중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입장을 보이던 인사들이 속속 추가 금리 인상이 급할 건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최근 낮아진 물가상승률 등 경제지표를 근거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시장과 궤를 같이하는 모양새다.
물론 향후 인플레이션 상황을 예단할 수 없으니 금리 인상 카드를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에서 여전히 나오고 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줄곧 금리 인상을 요구해온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9일 시카고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와 금융 상황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평가하고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로 잘 되돌아가고 있는지 지켜보면서 정책을 판단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중앙은행이 변화하는 경제전망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이는 12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또다시 금리를 동결하는 것을 지지할 것임을 시사한다.
이에 앞서 연준 내 매파 성향 인사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현재 통화정책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데 적절해 보인다며 시장의 금리 인상 종료 관측에 힘을 실었다.
월러 이사는 28일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로 열린 워싱턴DC 행사에서 "현재 통화정책이 경제 과열을 식히고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에 적절하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이어 "향후 경제활동 추세에 확연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연준이 물가안정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희망하건대, 앞으로 몇 달간 나오는 경제 데이터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 인사로 꼽히는 래피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29일 애틀랜타 연은 홈페이지 게시글에서 "우리의 연구 결과와 기업 대표들에게서 들은 소식들을 종합하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경제활동은 앞으로 몇 달간 둔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는 부분적으로 제한적인 통화정책 때문이며 긴축적인 금융 여건은 경제 활동에 더 큰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최근 공개 연설에서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며 추가 금리 인상은 불필요하다고 지속해 강조해왔다.
그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지만, 내년에는 투표권을 가진다.
한편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29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정책 테이블에서 내려놔선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바킨 총재는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둔화한다면 굉장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한다면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옵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연준 내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으며 보스틱 총재와 함께 내년에 FOMC 투표권을 가진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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