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방선균' 활용했더니…농약 75% 덜쓰고 배추 균핵병 막아
국립생물자원관 "농약 대체하는 생물 소재로 활용 방침"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농약을 75% 덜 쓰고도 배추 균핵병을 막을 수 있는 미생물 활용법이 나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박숙영 순천대 교수 연구진과 함께 국내 토양에서 발견한 '방선균'이 균핵병 곰팡이를 사멸시키며 이 방선균을 배추밭에 뿌렸을 때 방제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방선균은 토양에 주로 서식하면서 유기물을 분해하는 미생물이다. 흔히 '흙냄새가 난다'라고 할 때 사실 흙냄새는 '지오스민'이란 물질의 냄새인데, 이 물질을 방선균이 만든다.
현재 사용되는 항생제 60%가 방선균에서 유래됐을 정도로 중요한 미생물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배추에 방선균만 살포했을 때는 농약을 뿌렸을 때와 비교해 균핵병을 75∼85% 억제했다.
방선균과 농약을 3대 1 비율로 섞어서 살포하면 농약만 뿌렸을 때와 비교해 95% 이상 수준으로 균핵병을 억제했다.
방선균을 활용하면 농약을 75% 덜 쓰고 같은 방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균핵병은 스클레로티니아속 토양 곰팡이가 원인이다. 400여종 야생식물과 배추 등 각종 작물이 균핵병에 걸릴 수 있다. 방제에 화학농약이 주로 사용된다.
방선균은 배추뿐 아니라 상추·청경채 등에 발생하는 균핵병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선균을 살포했을 때 배추 무게가 1.2배 정도 늘어나는 등 생장 촉진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보리를 활용한 고체 배양법으로 방선균을 대량으로 증식하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이를 기업에 이전해 방선균이 농약을 대체하는 생물 소재로 활용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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