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야심작' 켈리, 홈술시장서 인기 꺾였나
8∼10월 소매점 매출 순위 3위→5위…'방뇨논란' 칭다오는 9위로 하락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하이트진로[000080]가 지난 4월 야심 차게 선보인 맥주 켈리가 단기에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으나 갈수록 소매시장 순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켈리의 소매점 매출은 182억3천400만원(시장 점유율 6.07%)으로, 같은 회사의 필라이트(182억8천700만원·6.09%)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켈리의 시장 점유율 순위는 9월 4위에서 지난달 5위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필라이트의 순위는 5위에서 4위로 높아졌다.
앞서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3년여 간의준비를 거쳐 출시한 '야심작'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5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맥주 신제품 켈리 판매에 대해 "현재까지는 순항하고 있고, (맥주) 성수기를 맞아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켈리는 출시 99일 만에 1억병 이상 판매되는 등 인기몰이를 했으나, 유흥 시장이 아닌 가정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 속에 매출 순위가 점차 밀리는 모양새다.
켈리는 출시 직후인 지난 5월 소매점 매출 기준 5위를 기록하며 '홈술' 맥주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아 6월에 3위까지 올랐다. 이후 맥주 성수기인 7월에 아사히 맥주에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떨어졌다가 8월에 다시 3위를 되찾았다. 그러나 다시 아사히 맥주와 순위 다툼을 벌여 9월에 4위로 떨어지더니 지난 달 필라이트에도 밀려 5위까지 내려갔다.
올해 3분기 소매점에서만 416억6천1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6위에 오른 칭다오 맥주도 '방뇨 논란' 여파로 지난달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달 19일 중국 칭다오 맥주 생산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에 방뇨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돼 위생 문제가 불거졌고, 칭다오 맥주의 소매점 매출 순위는 9월 7위에서 지난달 9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앞으로도 국내 홈술 시장을 두고 맥주 브랜드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 맥주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칭다오 맥주의 경우 위생 논란으로 소비가 급감했고, 국내 기업도 맥주 브랜드를 출시해 매출 순위를 결정할 변수가 더 다양해졌다.
이달에는 롯데칠성음료가 젊은 층을 겨냥한 신제품 맥주 '크러시'를 출시해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술집과 음식점 등에 먼저 제품을 선보였고, 내년 가정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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