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블프' 매출 2.5% 늘어…직접 발걸음보다 클릭 쪽으로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 집계…온라인 8.5%↑·매장 1.1%↑
금리 인상·브랜드 충성도 약화로 체인 전용카드 위축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의 최대 쇼핑 대목인 지난 24일 블랙 프라이데이(블프)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사람이 쇼핑을 즐긴 상황인 가운데 매장 내 매출보다는 전자상거래 매출 증대가 두드러졌다.
한편에서는 일반 신용카드 이용에 사람이 몰리고, 자체 브랜드 전용 신용카드(PLCC) 이용은 감소 추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지난해보다 2%대 늘었으며, 특히 전자상거래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했다.
또 브랜드 충성도가 줄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브랜드 전용 카드 사용을 줄여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과 온라인 매출을 집계하는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Spendingpulse)에 따르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소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2.5% 늘었다.
전자상거래 매출은 8.5% 증가했지만, 매장 내 매출은 1.1% 느는 데 그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자동차 판매를 제외하고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석 및 의류와 함께 스포츠 행사 및 레스토랑 지출이 증가한 데 힘입은 결과다.
마케팅 데이터 분석 설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도 블랙 프라이데이의 전자상거래 매출이 작년보다 7.5% 증가한 98억달러(약 12조8천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장 트래픽 분석 제공업체인 리테일넥스트(RetailNext)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의 유동 인구는 2.1% 증가했다. 특히 건강 및 미용 브랜드는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늘었다.
그러나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고급 백화점 니만 마커스와 일반 소매업체 타깃 등에 이르기까지 PLCC는 사정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특정 체인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PLCC는 그동안 소매업체들에 좋은 수익원이 돼 왔다.
그러나 전자 상거래가 계속 확대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수년간 매장 영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PLCC 선호 추세는 바뀌었다.
미국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에 따르면 PLCC의 지난해 발급 건수는 2015년에 비해 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반 신용카드는 33% 증가했다.
특히 금리 인상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PLCC는 일반 카드보다 더 높은 금리를 부과하는 경향이 있어 매력도가 더 떨어진 것이다.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PLCC의 평균 금리는 28.93%인데, 모든 일반 신용 카드의 평균 이율은 21.19%다. 일부 PLCC는 30% 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테드 로스만은 "유통되는 브랜드 전용 카드의 수가 급락했다"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에 따라 고객 충성도도 과거와는 다르다.
컨설팅업체 매켄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소비자가 가격을 더 중시하면서 지난해에는 팬데믹 이후 어느 때보다 단골 소매점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백화점 체인 콜스(Kohl's)는 최근 '캐피털 원 파이낸셜' 은행과 공동 브랜드 카드를 출시해 더 많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에서는 물품 구입 시 더 많은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무료로 배송해 주는 등 혜택도 늘리고 있다.
카드의 이율이 치솟자 일부 의원들은 연간 이자율 상한선을 18%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발급자 단체들은 이율 상한선 설정은 소비자 일부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현재 미국 가계의 신용카드 부채는 처음으로 1조달러(약 1천300조원)를 돌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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