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 시작하자마자 "집권당 찍으면 전쟁" vs "中의 인지전"

입력 2023-11-26 14:56
대만 대선 시작하자마자 "집권당 찍으면 전쟁" vs "中의 인지전"

친중 국민당 후보 "민진당 찍으면 전쟁터 나가야"…독립 성향 민진당 후보 "가짜 뉴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내년 1월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대선) 레이스가 막을 올린 가운데 독립 성향 집권당 후보와 친중 성향 국민당 후보 간 충돌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양안(중국과 대만)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친중 후보가 독립 성향 민진당 후보 재집권시 중국과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어 선거 직전까지 관련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중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26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허우 후보는 전날 오후 중부 타이중 입법위원(국회의원) 경선 본부 출범식에서 "이번 선거전이 참석한 여러분을 위한 것이 아닌 자자손손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진당에 투표하면 양안(중국과 대만) 간 평화가 없다"면서 "모든 청년들이 전쟁터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을 원한다면 라이 후보에게, 평화를 원한다면 허우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해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또 다시 민진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중국과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반(反)민진당 표심에 호소하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는 같은 날 저녁 북부 신베이 융허 지역에서 열린 지역 경선본부 출범식에 참석, 허우 후보 발언에 대해 "가짜뉴스"라면서 "중국의 인지전(cognitive warfare)"이라고 반박했다.

라이 후보는 이어 민진당 비례대표 2번으로 대만의 사설 예비군 훈련기관인 '헤이슝(黑熊·흑곰)학원' 공동설립자인 선보양(沈伯洋) 집행장을 지명한 이유가 중국의 인지전과 가짜 뉴스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선 집행장이 국회에 들어가 대만인들이 중국의 인지전을 똑똑히 알아 기만당하지 않도록 돕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 2야당 민중당은 커원저 후보의 공개 일정이 없어 많은 이들의 억측이 나오고 있다.

민중당 측은 커 후보 부총통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우신잉(吳欣盈) 비례대표 입법위원(국회의원)에 대한 홍보 전략 구상 등 때문이라면서 내달부터는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중당 내부에서는 국민당과 후보 단일화 결렬과 급작스러운 부총통 후보 선정 및 비례대표 입법위원(국회의원) 지명권이 있는 황산산 민중당 경선캠프 총간사의 '셀프 비례대표 1번 지명' 등에 대한 불만으로 탈당을 선언한 인사가 나왔다고 언론은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대만민의기금회(TPOF)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19∼21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3자 대결에서 라이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50.9%로 나타났다. 커 후보는 22.0%, 허우 후보는 14.7%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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