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연기 속 공세 고삐…이스라엘, 가자 하마스 정보본부 파괴

입력 2023-11-23 15:11
수정 2023-11-23 16:45
휴전 연기 속 공세 고삐…이스라엘, 가자 하마스 정보본부 파괴

"하마스, 합의문 서명 아직"…이, 하마스 시간벌기 지연전술 차단용 압박?

팔 무장세력도 로켓 공격…'인질 억류장소 노출될라' 하마스, 드론 운용 중단 요구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합의한 나흘간의 휴전 시행이 연기된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군이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휴전을 앞둔 간밤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시내에 위치한 하마스 정보본부를 급습, 건물을 폭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전날 하루 동안에만 100명 이상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도 주변 이스라엘 도시들을 겨냥해 여러 차례 로켓을 쏘아 올리는 등 공격행위를 이어갔다.

이들이 하마스 소속인지, 휴전 합의에 관여하지 않은 다른 단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카타르의 중재로 인질 석방과 나흘간의 휴전에 전격 합의했으나, 합의 이행을 위한 세부사항을 둘러싼 막판 진통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3일로 전망됐던 인질 교환과 휴전 개시 시점은 24일 이후로 밀렸다.



이스라엘 총리실의 차히 하네그비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석방 시작은 당사자 간의 원래 합의에 따라 시작될 것이며 금요일(24일)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관련 세부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하네그비 보좌관은 휴전이 지연되는 이유와 관련해선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국영방송 칸(Kan)은 익명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 하마스 측이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24시간의 지연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할 때 이스라엘군의 공세 강화는 하마스 측이 휴전 협상 최종 타결을 질질 끌며 시간을 벌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유대 안식일인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한 하마스는 1천200여명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살해하고 약 240명을 가자지구로 납치했다.

이렇게 인질이 된 사람 가운데 19세 미만 미성년자와 어린이는 40명, 여성은 58명으로 집계됐으며, 여성 중 5명은 군인 신분이라고 한다.

하마스는 이중 약 50명을 이스라엘 교도소의 팔레스타인 여성 및 미성년 수감자 150명과 1대 3으로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나흘에 걸쳐 하루 12∼13명의 인질이 풀려난다는 이야기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석방될 인질의 명단을 넘기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명단이 제공되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한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의 검토를 거쳐 이스라엘 측이 석방할 죄수들의 명단이 확정되고,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검문소에서 교환이 이뤄진다.

하마스는 이 과정에서 인질 억류 장소 등과 관련한 정보가 유출돼 인질 구출 작전 등에 쓰일 수 있다며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내에서의 드론(무인기) 운용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인질이 추가로 석방되면서 휴전이 나흘에 그치지 않고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상호간의 불신이 크고 하마스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장세력도 적지 않아 변수가 많은 실정이다.

이번 협상을 중재한 무함마드 알 쿨라이피 카타르 외무담당 정무장관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제로(0) 수준인 양측 사이에선 (일시휴전을) 중재하는 것조차 극도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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