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중러 주도' 브릭스에 가입 신청…"경제난 극복 모색"
러 주재 파키스탄 대사 "러시아가 의장국인 내년에 가입 희망"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경제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이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국 경제협력 모임인 브릭스(BRICS)에 가입신청서를 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함마드 칼리드 자말리 러시아 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전날 타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브릭스 순회의장국을 맡는 내년에 브릭스 가입을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말리 대사는 "파키스탄은 중요한 단체(브릭스)의 일원이 되고 싶다"며 "우리는 현재 러시아를 비롯해 회원국들의 지지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브릭스 가입 신청은 경제난 극복 노력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가입 승인과 관련해 파키스탄은 '인도 견제'를 고리로 전천후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의 지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회원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매체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자국의 브릭스 가입과 관련해 오직 인도가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인도는 파키스탄의 브릭스 가입신청에 대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은 상태다.
'원년 멤버'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를 주축으로 2006년 출범한 브릭스는 2009년 첫 정상회의를 열고 다음 해 남아공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현재 중국 상하이에 자체 은행인 신개발은행(NDB)을 둘 정도로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내년 1월 남아공으로부터 의장국 바통을 넘겨받고 같은 해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브릭스 연례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남아공은 지난 8월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6개국을 2024년 1월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결정을 도출했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현재로선 가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최근 극우 성향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선 후보가 당선돼 러시아, 중국, 브라질과 관계를 발전시킬 생각이 없다며 브릭스 가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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