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스위스, 자국 내 하마스 활동 금지…입법 추진

입력 2023-11-23 02:40
[이·팔 전쟁] 스위스, 자국 내 하마스 활동 금지…입법 추진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중립국 스위스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데 이어 자국 내 하마스 관련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내년 2월 말까지 하마스 활동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의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의회도 "이것(하마스 활동 금지 법제화)이 지난달 7일 이후 중동 지역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응이라는 판단"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 연방정부는 법무부와 경찰, 국방부 등 유관 부처에 하마스 관련 활동을 규제할 구체적인 방안들을 법안에 담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스위스는 그동안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분류하지 않다가 지난달 11일 전격적으로 테러단체 목록에 포함했다.

중립국으로서 중동 평화 증진을 위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은 물론 하마스와의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게 스위스의 외교 원칙이라는 이유에서 테러단체로 지정하지 않다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을 계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스위스의 인도주의 지원 사업 대상에는 팔레스타인 지역의 비정부기구(NGO)들도 포함돼 있는데, 이 역시 개편 대상이 됐다. 하마스와 관련이 있는 NGO를 걸러내 외교적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날 스위스는 팔레스타인 NGO 3곳과 협력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스위스 연방의회는 이와 관련해 "NGO 3곳의 강령, 계약 내 조항 등을 고려할 때 위반 사항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들이 지원 사업에서 빠졌는지는 거명되지 않았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하며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 수천 명에 대해서도 깊은 슬픔을 표시한다"면서 "이스라엘의 안보 보장, (가자지구 등지에서의) 민간인 보호 및 국제법 존중이 모든 당사자의 의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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