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법원, 상하이모터쇼서 '테슬라 결함' 주장 시위자에 패소 판결
"브레이크 결함 없어…명예 훼손 테슬라에 공개 사과·손실 배상해야"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2년 전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차량 결함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던 중국인 리모씨가 테슬라가 제기한 명예 훼손 소송에서 패소했다고 제일재경 등 현지 매체가 22일 보도했다.
법원은 "리씨가 테슬라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인정된다"며 "테슬라에 공개 사과하고 테슬라의 경제적인 손실비 등 2천위안(36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 테슬라의 손을 들어줬다.
또 차량 감정 비용 등 2만여 위안(약 370만원)도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사건 심리 과정에서 법원의 의뢰를 받아 리씨 소유 테슬라 모델3의 브레이크 결함 여부를 조사한 감정기관은 "브레이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고장이 없었다"며 "브레이크 페달 미작동으로 인한 제동 성능 저하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감정 의견을 냈다.
리씨는 2021년 4월 또 다른 테슬라 소유 여성인 장모 씨와 함께 상하이 모터쇼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시 "테슬라의 브레이크 결함으로 중대한 사고가 날뻔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시 공안국은 당시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며 테슬라 차량 지붕에 올라가 시위를 주도한 장씨를 행정 구류하고, 리씨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했다.
이후 테슬라는 "제동 장치와 자동 긴급 제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이 테슬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장씨에 대해서는 500만 위안(약 9억900만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이 재판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시위 직후인 같은 해 5월 장씨가 "테슬라 측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으로 자신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테슬라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1심 법원은 장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장씨가 이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상하이 모터쇼에서 벌어진 이들의 시위는 당시 중국에서 큰 이슈가 됐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과거 중국 안팎에서 발생했던 테슬라와 고객들 간 마찰 사례를 상세히 소개며 '테슬라 때리기'에 나섰다.
공산당 정법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창안왕(長安網)은 "모터쇼에서 소동을 벌인 것은 사과해야 하지만, 문제가 났는데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지 않고 차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테슬라를 직격했다.
반(反) 테슬라 정서가 확산하면서 당시 텐센트과기가 실시한 긴급 온라인 여론 조사에서 21만여명의 응답자 중 83.5%가 시위 차주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테슬라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6.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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