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속초음파 AI시뮬레이션 개발…뇌질환 실시간 초음파 치료 가능
KIST 김형민 박사 "임상 적용 가능…뇌질환 치료 정확성·안전성 향상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두개골을 열지 않고 뇌세포에 초음파를 쏴 뇌 질환을 치료하는 집속초음파 치료법을 뇌를 보면서 시행할 수 있게 해주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실시간 집속초음파 시뮬레이션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팀은 23일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음향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를 집속초음파 치료에 적용하면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뇌 내부의 초음파 초점 위치를 예측하고 보정하면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속초음파(Focused Ultrasound) 기술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도 뇌의 안쪽 깊숙한 곳까지 수㎜ 영역에 초음파 에너지를 집중시켜 손상 부위를 치료하는 비침습적 뇌 질환 치료법이다.
주변 건강한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합병증, 감염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우울증,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난치성 뇌 질환의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환자마다 두개골 모양이 달라 발생하는 초음파 왜곡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어려워 활용이 제한되고 있다.
현재는 초음파 초점 위치를 예측하기 위해 치료 전 촬영된 의료영상을 바탕으로 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으나 두개골로 인한 초음파 왜곡을 반영하지 못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기술은 계산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의료 분야에서 이미지 생성에 널리 사용되는 심층학습 모델인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기반의 AI 모델을 이용해 실시간 집속초음파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했다.
이 시뮬레이션 기술은 치료하고자 하는 환자의 두개골 정보 등을 입력하면 이를 토대로 초음파 음향 파동의 변화를 반영한 3차원 시뮬레이션 정보를 0.1초 만에 생성한다. 연구팀은 기존 3차원 시뮬레이션 정보 업데이트 시간은 14초로 길어 실시간 임상 적용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이 시뮬레이션 기술을 이용한 의료영상 기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검증한 결과 의료진은 0.2초마다 시뮬레이션 정보를 확인하며 치료할 수 있었고, 오차도 치료 부위 최대 음압은 평균 4.5%, 초점 위치는 6㎜ 이하로 현재 사용되는 집속초음파 치료의 오차범위 이내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비침습적 집속초음파 치료 기술 분야에서 AI 시뮬레이션 모델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사례는 없었다며 실험에서 확인된 집속초음파의 두개골 내 에너지와 초점 위치 정확도는 즉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뮬레이션 가이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시간 음향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초음파 초점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향후 집속초음파 정확성을 높이고 치료 과정의 돌발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어 환자에게 안전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형민 박사는 "이 연구에서 집속초음파 뇌 질환 치료의 정확성과 안전성 향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더 많은 임상 적용 사례가 나올 것"이라며 "실용화를 위해 다채널 초음파 변환기 적용 등 초음파 조사 환경을 다양화해 시스템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신경 영상 분야 국제학술지 '뉴로이미지'(NeureoImage. 10월 14일 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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