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 징크스' 50달러권 지난해 발행량 40년 만에 최대

입력 2023-11-20 11:19
'불운 징크스' 50달러권 지난해 발행량 40년 만에 최대

49조원 달해…코로나로 현금 쟁여두려는 심리 때문 분석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에서 가장 인기 없는 지폐로 알려진 50달러권 발행이 지난해 갑자기 급증했다.

CNN비즈는 19일(현지시간) 2022년 미국 조폐국이 50달러권 7억5천609만6천장을 인쇄했다면서 이는 40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라고 보도했다.

절대 금액으로는 약 378억 달러(약 49조원)어치로, 타코벨 모기업 얌 브랜드(Yum Brands, Inc.)의 시가총액 353억 달러를 넘어선다.

2019년의 경우 전체 지폐의 3.5%에 불과하던 50달러권 발행은 지난해 8.5%로 늘어났다.

CNN비즈는 50달러권 대량 발행은 인플레이션과는 관련이 없으며 코로나 팬데믹과 연관된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현금을 비축하기 시작했고, 고액권이 현금비축에 더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2년 지폐 인쇄 주문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연준은 전례 없는 통화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도 2020년 이후 미국인들이 지갑, 자동차, 집 등에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전까지 50달러 지폐는 2달러 지폐를 제외하고는 가장 희귀한 지폐였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에 연준은 10달러와 5달러 지폐보다 50달러권을 더 많이 발행했다.

일반적으로 50달러권은 흔하지 않으며 인기도 없다. 심지어 불운하다는 미신도 있다.

50달러권 앞면에는 율리시즈 그랜트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데, 그가 파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지폐도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2010년에는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소속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원이 지폐 얼굴 도안을 그랜트 대통령 대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 교체하자는 법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설립자 벅시 시겔이 주머니에 50달러만 갖고 있다가 사망했다는 소문도 전문 도박꾼과 카지노에서 50달러 지폐를 기피하게 만든다.

현실적으로는 50달러 지폐가 5달러 또는 20달러 지폐와 혼동되기 쉽고 20달러 이상 지폐는 받지 않는 상점이 많다는 점이 작용한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자연스럽게 불안감을 유발해 많은 사람이 즉시 사용하지 않을 현금을 보유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2023년과 2024년 지폐 인쇄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갔다. 2024년 7월 50달러권의 예상 발행량은 9천920만~2억1천120만장인데, 이는 2022년 발행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sat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