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목 쏠린 아르헨 대선 '결전의 날'…경제난 구원자 나올까
좌파 집권당 마사 vs 극우 괴짜 밀레이 맞대결…여론조사 '초박빙'
극한 여론 분열에 선거 불복 등 우려도…투표종료 3시간 후 결과 윤곽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세계 5대 부자 나라'에서 이제는 경제난에 허덕이는 국가로 주저앉은 남미 아르헨티나가 향후 4년의 국정을 이끌 대통령을 19일(현지시간) 선출한다.
지난달 22일 본선 투표에서 당선인을 확정 짓지 못함에 따라 치러지는 이번 결선 투표에서는 좌파 집권당의 경제 장관인 세르히오 마사(51) 후보와 극우 '아웃사이더' 하비에르 밀레이(53) 의원이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인다.
이번 대선은 아르헨티나 주류 정치 이념(페론주의) 핵심 계승자인 마사 후보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지, 아니면 극단적 정책과 독특한 언행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밀레이 후보가 '정치 실험'의 기회를 갖게 될 지 관심을 끈다.
마사 후보는 본선에서 36.78%의 득표율을 기록해 예상을 깨고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그는 감세와 서민 복지수당 등 경제 장관으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한 각종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약속과 함께 '국민통합 정부'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하원 의장, 티그레 시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주요 핵심 보직을 역임한 정계 '핵인싸'(핵심 인사이더)인 그는 미국과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과의 교역 확대와 수출 다변화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밀레이 후보는 거침없는 입담과 정제되지 않은 제스처로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평가받는다. 그는 아르헨티나 통화(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하자는 달러화,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국토 사유화 허용, 긴축 재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는 좌우를 막론한 기성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특히 젊은 층을 사로잡은 그는 본선 3위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치안장관의 지지 선언에 힘입어 득표율(본선 29.99%)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지금까지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수치상으론 밀레이 후보의 우위(20번 중 14번)가 많지만, 12일 TV 토론 이후 나온 발표에선 마사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최종 승부는 어느 후보 지지자의 응집력이 더 두드러지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선인과 낙선인 간 득표율 차도 관심거리다. 실제 박빙 대결이 연출되면, 선거 불복 등 후폭풍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보의 마약 흡입 모습을 실제처럼 꾸미거나 후보를 외설스러운 모습으로 치장하는 등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황당한 게시물까지 등장한 가운데 현지에서는 2020년 미국이나 지난해 브라질 대선 이후 나타났던 혼란이 아르헨티나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표는 1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한국시간 19일 오후 8시∼20일 오전 6시)까지 진행된다.
양자 대결이어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개표는 신속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르면 투표 당일 오후 9시(한국 20일 오전 9시)께 결과의 윤곽이 나올 수 있다.
당선인은 다음 달 10일 4년 임기 대통령에 취임한다. 아르헨티나 유권자는 3천500여만명(인구 4천600여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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