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십' 두 번째 발사도 실패…"배움의 기회"(종합2보)
발사 8분 만에 스스로 폭발…지난 4월 첫 시도보다 두 배 비행
"계획보다 빨리 분리, 그래도 성공"…머스크 "축하한다" 트윗
NASA 국장 "우주비행은 어려운 모험…그들은 다시 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18일(현지시간)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두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도 실패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오전 7시 3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수직으로 솟아오른 스타십은 발사 3분 뒤 전체 2단 로켓의 아랫부분인 '슈퍼 헤비' 로켓이 분리되고 55마일(90km) 상공으로 치솟으며 우주 궤도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슈퍼 헤비' 로켓은 성공적으로 분리된 직후 멕시코만 상공에서 폭발했다.
또 우주선 부스터는 분리 이후 우주에 도달한 후 궤도 진입을 시도하다 통신이 두절됐다. 발사 8분 만이다.
스페이스X의 수석 통합 엔지니어인 존 인스프러커는 회사 방송에서 "두 번째 단계의 데이터를 잃어버렸다"며 부스터와 교신이 단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스타십은 스스로 폭발했다. 스페이스X는 신호를 되찾을 수 없었다며 스타십의 자폭(self-destruct) 기능을 작동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스타십이 경로를 벗어나 목적지가 아닌 곳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기능이다.
스타십은 당초 150마일(240km) 상공 지구 궤도에 진입한 뒤 발사 약 1시간 반 만에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낙하할 예정이었다.
스페이스X는 "계획했던 것보다 슈퍼 헤비 부스터와 우주선이 빨리 분리됐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날이었다"고 평가했다.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우주비행은 '할 수 있다'는 자세와 굉장한 혁신을 요구하는 어려운 모험"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오늘 시험 비행은 배움의 기회였다"며 "그들은 다시 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또 "NASA와 스페이스X는 인간을 달, 화성, 그 너머로 데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현장 관제사들 뒤에서 스타십의 발사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 그는 발사 후 자신의 X 계정에 "스페이스X 팀, 축하합니다"라고 적었다.
스페이스X는 당초 17일 스타십을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부품 교체로 인해 발사가 하루 미뤄졌다.
스페이스X는 이번 시험 발사 실패의 원인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에 대한 사고 조사를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험 발사는 지난 4월 20일 첫 발사 실패 이후 두 번째 시도다. 지난 4월 첫 시도보다는 두 배가량 비행했다.
지난 4월 첫 시도에서는 스타십이 이륙 후 하단의 슈퍼헤비 로켓과 분리되지 못하고 약 4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로 돌아갔다.
지상 발사대 역시 크게 파손돼 콘크리트 파편이 멀리까지 튀어 나갔고, 인근 주립공원 부지에 약 4에이커(1만6천187㎡)에 달하는 화재를 일으키기도 했다.
FAA는 이 사고 조사를 진행한 뒤 63가지의 시정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난 9월 명령했다.
당시 FAA는 스페이스X가 시정 조치를 모두 이행했다는 증거를 제시해 확인받은 뒤 다시 발사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스페이스X는 이런 시정 조치를 모두 끝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에 사람과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해온 우주선이다.
길이 50m, 직경 9m로 우주선 내부에 150t까지 적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우주선을 싣고 발사되는 역대 최대 로켓 슈퍼헤비(길이 69m)와 합체하면 발사체의 총길이는 120m에 달한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