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독일 데뷔무대 5차례 커튼콜…"뮌헨필과 협연 영광"
정명훈 지휘로 뮌헨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 선보여
(뮌헨=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정명훈과 독일 데뷔무대에서 5차례 커튼콜을 받았다.
임윤찬은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필하모닉의 본거지인 이자르 필하모니에서 정명훈 지휘로 뮌헨 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하며 데뷔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공연장 2천석은 거의 꽉 찼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은 오케스트라가 시작하는 관례를 깨고 피아노 독주로 시작한다. 시적으로 펼쳐진 뒤 극적으로 전개돼 동시대 평론가들에게 베토벤의 5개 협주곡 중 가장 놀랍고, 독특하며, 예술적이고,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윤찬은 첫 악장에서 절제되고, 조심스럽고, 투명하게 오케스트라와 대화를 시작한 뒤 2악장에서 오케스트라와 주고받으며 서로 서서히 보조를 맞춰가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강력하게 함께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협연을 마치자 관객들은 박수를 그치지 않았고, 임윤찬은 5차례 무대로 나와 인사를 해야 했다. 앙코르곡으로는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 11월을 쳤다.
1893년 창단돼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뮌헨 필하모닉은 독일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1900년대 초반 구스타프 말러가 자신의 교향곡 4번과 8번의 세계 초연을 직접 지휘한 역사가 있고, 1979년 루마니아 태생의 세르주 첼리비다케가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면서 엄청난 연주 연습과 엄격한 내부 규율을 바탕으로 한 음악혼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임윤찬은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독일 데뷔 소감에 대해 "첼리비다케가 있던 뮌헨 필하모닉과 함께 공연해서 영광"이라고 밝혔다.
정명훈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임윤찬과 관련, "잘하죠. 아주 뛰어난 재주를 타고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정명훈은 자신이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 뒤 같은해 10월 카네기홀에서 데뷔할 당시 쳤던 곡이기도 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과 관련해서는 "일평생 해도 힘든 곡 중 하나"라면서 "젊은 나이에 시작하는 게 좋다"고 밝힌 바 있다.
뮌헨 필하모닉은 15∼16일 뮌헨에서 정명훈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협연했고, 17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강주미)과 협연한다.
이어 오는 24일 대구, 25일 대전, 26일 서울 예술의 전당, 29일과 30일 세종문화회관, 12월 1일 롯데콘서트홀 무대도 앞두고 있다. 역시 베토벤을 피아니스트 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협연한다.
임윤찬이 정명훈과 한국 무대에 서는 것은 세 번째다. 지난해 8월에는 KBS교향악단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10월에는 원코리아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을 연주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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