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재무장관 "구직활동 안 하면 복지 삭감"…상속세율 인하 검토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이 구직활동을 거부하는 실업자에게 의료·교통·에너지 요금 지원 등의 복지를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상속세율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다음 주 가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기 위한 '백 투 워크' 계획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과 BBC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헌트 장관은 5년간 25억파운드(약 4조원)를 들여서 최대 110만명이 건강을 찾고 일터에 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거리를 찾지 않으면서 열심히 일하는 납세자들에게 얹혀 가려는 이들은 복지혜택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18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근로 경험을 하도록 배정되는데, 이를 거부하면 제재 대상이 된다.
취업 박람회와 구직 면접 참석 등의 구직활동은 디지털 도구로 추적한다.
헌트 장관은 이를 두고 10년 만에 최대 규모 복지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자리가 100만개나 비어있는데도 구직활동을 안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경제 성장을 위해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올해 7월까지 3개월간 1년 이상 실직 상태인 인원이 30만명에 달한다.
비경제활동인구가 870만명이 넘고 이 중 사유가 장기 질병이나 장애인 경우는 260만명으로 역대 최대다.
여기엔 코로나19와 병원 대기 기간 장기화 영향이 반영됐다고 경제학자들은 설명했다.
한편, 헌트 장관이 가을 예산안에 상속세율 인하를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지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물가 상승률 하락과 임금 상승에 따른 세입 증가로 예상보다 재정에 여유가 생긴 데 따른 것이다.
또 재무부에서 상속세율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놨다.
보수당 의원들은 내년으로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감세 결정을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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