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네타냐후, 핵폭탄 보유 인정하라…이스라엘 테러국가"(종합2보)
중동·아랍권, 병원 급습 비난…요르단 "이스라엘이 국제법 위반"
네타냐후 "이스라엘을 테러국가로 칭하면서 테러조직 지지" 반박
(이스탄불·카이로=연합뉴스) 김동호 김상훈 특파원 = 중동·아랍권 국가들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며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을 급습하자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아나돌루,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테러국가"라며 "가자지구에서 대량 학살을 지속한다면, 이스라엘은 전 세계로부터 테러국가로 매도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 지상전을 밀어붙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핵폭탄 보유를 인정하라, 보유했기 때문에 핵폭탄으로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신이 폭탄을 얼마나 갖고 있든, 당신의 끝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간 중동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자국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5일 극우 성향인 이스라엘의 미차이 엘리야후 예루살렘 및 유산 담당 장관은 가자지구 전투와 관련해 "핵 공격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언급, 파문이 일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라고 두둔하기도 했다.
또 "이는 초승달과 십자가의 문제"라고도 말했다. AFP는 이 언급을 두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서구·기독교 세력이 무슬림 세계와 싸우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을 '전쟁범죄'로 규정하며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 방침을 밝힌 바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학살을 막기 위해 국제무대에서 조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점령 당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되도록 국제무대에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테러 국가라고 부르면서 정작 그(에르도안 대통령)는 테러 세력인 하마스를 지지한다"고 맞받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그는 튀르키예 국경 안에 있는 마을에 포격을 가한 적도 있다"면서 "우리는 그의 설교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요르단 외무부도 IDF의 알시파 공격을 가리켜 "전시 민간인 보호를 위한 제네바 협약 등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요르단 외무부는 "이스라엘은 병원에 있는 민간인과 의료진의 안전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알시파 급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현지 민간인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가 시급히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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