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새회계제도에 보험사 3분기 실적 엇갈렸다
손보사, 금감원 가이드라인 적용에 삼성·메리츠 '방긋'
생보사, 고금리에 FVPL 손실…빅3 중 삼성생명만 순익↑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채새롬 기자 = 3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보험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새 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에, 생명보험사들은 금리 상승 등의 여건에 따라 회사별로 손익이 급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000810]와 메리츠화재가, 생보사 '빅3' 중에서 삼성생명[032830]이 3분기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 IFRS17 가이드라인 첫 적용에 빅5 손보사 희비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새 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3분기 첫 적용되면서 손보사들이 엇갈린 실적을 받아들였다.
삼성화재는 연결 기준 3분기 순이익이 4천295억원을 기록해 작년 대비 26%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도 1조6천460억원으로 작년 대비 26.9% 증가했다.
IFRS17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른 손실은 약 100억원 발생하는 데 그쳤다.
메리츠화재는 3분기 순이익(별도 기준)이 작년 대비 29% 증가한 4천96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손보업계 당기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3분기까지 누적으로도 1조3천353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작년 대비 27% 증가했다.
특히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이후 여러 손보사가 손실을 반영했지만, 메리츠화재는 오히려 보험계약마진(CSM)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 측은 "가이드라인보다 보수적으로 계리적 가정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KB손해보험 등은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수백억원대의 손상을 반영했다.
이중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당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진법 대신 소급법을 적용했다.
현대해상은 연결 기준 3분기 순이익이 2천61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반면 3분기 누적으로는 6천62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6% 감소했다.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라 상반기 순익이 81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DB손해보험은 연결 기준 3분기 순이익이 4천191억원으로 19.1% 감소했고,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3천962억원으로 4.9% 줄었다.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256억원 줄어든 탓이다.
KB손해보험은 연결 기준 3분기 순이익이 1천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고, 누적으로는 2.8% 줄어든 6천803억원이었다.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인한 일회성 손상금액은 520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에서 가이드라인의 영향은 있었지만, 우려보다는 각사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며 "수입 보험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보험 영업 부문 손해율 추이도 악화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고금리 상황에 '빅3' 중 삼성생명만 웃었다
생보사 실적 역시 마찬가지다.
생보 '빅3'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3분기 4천7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7.7% 증가했다.
누적 순이익은 72.7% 급증한 1조4천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장성 상품 중심의 신계약 실적 호조에 따라 보험서비스 손익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한화생명[088350]의 3분기 순이익은 356억원에 그쳐 누적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9.6% 감소한 8천448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생명은 3분기 3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누적 순이익은 20.47% 줄어든 6천35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금리에 민감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이 고금리 영향으로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를 3분기 실적에 반영하면서 영향을 받았다.
반면 삼성생명은 지난 2분기 실적에 이로 인한 손실을 털어내 3분기에는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 본연의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로 인한 신계약 CSM의 견고한 성장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지속적인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평가손실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변동성 축소를 위해 당기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FVPL 비중을 꾸준히 줄여나갈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주가 하락 및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증가로 투자손익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손익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신한라이프와 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천276억원과 1천357억원으로 57.2%와 35.3% 증가했다.
동양생명[082640]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은 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감소했지만 누적 순이익은 41.8% 증가한 1천978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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