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난민 200명 표류 끝에 인니 상륙…"방글라 캠프서 승선"
지난해 로힝야 난민 2천명 바다에 올라…200명 사망·실종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낡은 목선에 의지한 로힝야족 난민 약 200명이 바다를 건너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끝 아체주의 한 해변에 상륙했다.
15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이 지역 해군 사령관인 앤디 수산토는 전날 로힝야족 난민 196명을 실은 배가 아체주 피디 지역의 한 해변에 상륙했다며 이 중 128명이 여성과 아동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미얀마 난민 무리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들은 미얀마 정부와 군정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넘어가 콕스 바자르 난민 캠프에서 지내던 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체주 정부는 난민들이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뒤 인근 임시 대피소로 이송됐으며 대부분 허약하고 영양이 필요한 상태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난민들을 위해 음식과 물을 제공했다.
난민 중 7명은 현지에 도착한 뒤 인근 산간으로 도망쳤으며, 이들은 돈을 받고 난민들을 데려오는 중개인으로 보인다고 주정부는 설명했다.
이슬람계인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탄압을 받았고 10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생활이 여의찮아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나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로 가기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인도네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인도네시아 내 로힝야족 난민의 수는 1천500명에 달한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상대적으로 바다가 잔잔한 11∼4월 사이 밀입국을 시도한다. 하지만 대부분 쓰러질 듯한 목조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해 2천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동남아시아로 오기 위해 배에 탔지만 약 200명이 질병과 굶주림, 피로 등으로 인해 바다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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